로열골드, 금값 상승에 맞춰 M&A 단행

2025-07-09 13:00:03 게재

경쟁사 편입해 생산 확대

합병 후 시총 21조원으로

업계 상위권 격차 좁아져

미국의 금 로열티 기업 로열골드(Royal Gold: RGLD)가 금값 상승세를 배경으로 총 37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에 나섰다.

나스닥 상장사인 로열골드는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상장된 샌드스톰 골드(Sandstorm Gold)와의 합병을 발표했으며, 샌드스톰의 최대주주인 호라이즌 코퍼(Horizon Copper)는 현금 인수하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체 거래 규모는 각각 35억달러(샌드스톰)와 1억9600만달러(호라이즌)로, 총 37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로열골드는 금 중심의 스트리밍 및 로열티 분야에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대형 기업으로 부상하게 되며, 총 80개의 생산 자산과 266개의 탐사 단계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스트리밍 및 로열티 사업은 광산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생산물의 일정 비율이나 수익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이번 거래로 2025년 금 생산량이 약 2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드스톰 주주는 자사 주식 1주당 로열골드 주식 0.0625주를 받게 되며, 이는 3일 종가 기준 약 17%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이다.

거래 구조에 따라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7일 기준 로열골드 주가는 6.44% 하락했고, 샌드스톰은 6.16% 상승했다.

이는 인수 발표 시 현금 거래보다 주식 기반 합병에서 피인수기업 주가 상승폭이 작고 인수기업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기업재무 논문(Huang and Walkling, 1987)과 일치하는 흐름이다. 해당 논문은 주식 거래 방식이 “인수 기업이 자사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스스로 판단한다는 신호로 시장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반면 현금으로 인수되는 호라이즌의 주가는 발표 당일 68% 급등했다. 이는 같은 논문에서 제시한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현금 거래는 “확실한 가치(value)”를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를 더 강하게 끌어내는 만큼, 피인수기업의 주가가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된다.

주식 기반 합병은 향후 시세 변동이나 교환 비율 조정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반면, 현금 인수는 명확하고 즉각적인 가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합병 완료 시 로열골드의 시가총액은 기존 약 110억달러에서 154억달러(약 21조1000억원)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로열골드는 스트리밍 및 로열티 전문 기업 가운데 시총 기준 3위 자리를 유지하면서도, 상위권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게 된다. 업계 1위는 Wheaton Precious Metals(약 412억달러), 2위는 Franco-Nevada(약 320억달러)이다. 로열골드는 이들에 이어 3위로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스트리밍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로열골드의 빌 하이센부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미국에 본사를 둔 유일한 대형 금 스트리밍 기업이라는 당사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 회사 이사회는 거래에 합의했으며, 합병 및 인수는 2025년 4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확대된 로열골드는 전체 매출의 약 75%를 금에서, 나머지를 은과 구리에서 창출하게 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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