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펀드 순자산 12.5% 증가

2025-07-09 13:00:10 게재

주식형 22%·채권형 23% 늘어 … 하반기 배당주·ESG 성장 전망

올해 상반기 국내 펀드 순자산 규모는 작년 말보다 12.5% 증가했다. 글로벌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저가 매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펀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배당주와 ESG펀드 성장세가 예상된다.

◆반년 만에 137조원 늘어 =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펀드 순자산금액은 1235억6968억원으로 작년 12월 말 1098조7357억원보다 136조9611억원(12.5%) 늘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127조원 증가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금액이 증가했다.

펀드 유형별 순자산 증가율을 보면 채권형펀드가 23.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채권형 ETF와 초단기 채권형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4월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대를 돌파했다. 6월 말에는 212조9103억원을 기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3년 높아진 채권 금리의 절대 레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후 투자 수단의 하나로서 확고히 자리 잡는 모습을 보이며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는 21.9%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국내 증시는 미국 등 주요국 증시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28% 오르며 1999년 이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압도적인 상승률이다. 코스닥 또한 15.2% 올랐다. 지난해 10% 가까이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부진했던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을 내세운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 또한 매월 순유입을 기록했다.

◆부동산형 펀드 회복 지연 = 다만 부동산형과 특별자산형 펀드는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형 펀드의 경우 월간 기준으로는 5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설정액 규모는 179조340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하지만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 등으로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이 둔화되면서 전년 말 대비 9조2572억원(5.4%) 증가에 그쳤다. 순자산 규모는 6월 말 기준 186조8788억원으로 증가액(5조4343억원)과 증가율(3.0%)이 더 낮다.코로나 영향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2021년 상반기(2.1%)와 지난해 상반기(2.6%) 보다는 나아졌지만 10% 성장을 보였던 코로나 시기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특별자산형 펀드는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 왔던 해외 투자 유형을 중심으로 기관의 자금 집행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158조346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지난 5월 말에는 156조6177억원으로 연초 이후 9317억원 감소하면서 역대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인 -0.6%를 기록하며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혼합자산형 펀드 순자산은 올해 들어서는 약 8조4781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인 81조69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동안 11.7% 성장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순유입 = 올해 펀드시장의 특징을 보면 글로벌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고 특히 국내 증시가 미국 등 주요국 증시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12.3% 성장을 보였던 채권형의 경우 올해 23% 성장하며 성장세가 보다 강화됐다.

주식형 펀드를 국내와 해외로 구분하여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약 309억원 순유출되며 2년 만에 순유출로 전환되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은 연초 이후 2조5274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약 16조2000억원 순유입 되며 1년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됐던 해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은 연초 이후 10조2000억원 순유입됐다.

국내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804조원, 해외 투자 펀드 규모는 430조원으로 그 비중은 65%대 35%다. 오 연구원은 “MMF, 채권형, 주식형, 부동산형 등을 중심으로 국내 펀드가 증가하면서 전년 말 대비 국내 펀드 비중이 1.5%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상품 출시 등으로 펀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연구원은 “상반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증가세를 보였던 배당주 펀드는 연말로 갈수록 바뀐 배당 제도에 의한 본격적인 배당 절차가 진행되면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의한 기업의 공시와 새로운 정부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 움직임 등으로 국내 배당주 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ESG 펀드는 ESG(채권) 펀드를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새로운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주주 관여 펀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가하면서 ESG(주식) 펀드도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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