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0%대 최악은 면하나
"추경 40조원 풀리면 0.3%p 안팎 추가 성장 효과"
상반기 반도체 수출 10% 이상 늘어 성장 기여도 ↑
성장률 전망, 투자은행 상향 … 한은도 다음달 수정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악을 면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새정부의 대규모 추경으로 소비를 진작하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선전하면서다. 다만 여전히 건설경기를 중심으로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이달 말로 예정된 대미 관세협상 결과도 변수다.
성장률 추가 상승요인으로 추경이 꼽힌다. 정부는 올해 두차례에 걸쳐 40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했다. 특히 13조원 규모의 전국민 소비쿠폰이 이달 말 본격적으로 발급되면 적지 않은 소비진작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은행 추산에 따르면 정부재정의 승수효과에서 인프라 투자 등에 비해 성장률 견인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소비진작 마중물 역할은 확실해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초 국회를 통과한 12조원 규모의 추경이 성장률을 0.1%p 가량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3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 이후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성장률을 0.2%p 가량 올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40조원 규모의 추경편성으로 하반기 이후 0.3%p 안팎의 성장률 추가 견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또 1분기(-0.2%) 발목을 잡았던 소비가 2분기 이후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창구 국민소득부장은 지난 5월 1분기 성장률 관련 설명회에서 “소비쪽에서 내구재나 비내구재 등 몇가지 지표는 1분기에 비해 조금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수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전선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금액은 334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03% 감소했다.
다만 1분기 감소세(-2.3%)에서 2분기(2.1%)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긍정적이다. 조업일 수 등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상반기 2.3% 증가한 25억6000만달러로 역대 두번째 수준이다.
수출 호조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732억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1.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23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증가세다. 메모리 반도체 HBM과 DDR5 등 상대적으로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하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상반기 수입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3069억달러다. 국제유가 약세 등으로 에너지 수입이 15.3%나 감소한 영향이 크다. 수출은 선방하고, 수입이 줄면서 순수출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 측면에서도 1분기(0.2%p)보다 개선될 여지가 있다.
성장률 전망에 대한 기대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안에서 먼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달 4일 집계한 글로벌 IB 8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0.8%에서 6월 말 0.9%로 0.1%p 높아졌다. 이들은 새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추경 편성 등 재정확대, 미중간 무역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등을 성장률 상향 조정의 근거로 들었다.
한편 한은은 이달 말 2분기 실질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1분기(-0.2%) 역성장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한은은 또 8월 말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발표한다. 지난 2월 전망치(0.8%)에서 일부 상향 조정 가능성이 나온다. 이에 앞서 한은은 이달 10일 금통위에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기존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