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공천개입 의혹’ 전방위 수사
윤상현·김영선 포함 10여 곳 압수수색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소환 이어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관련 회사 경영진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현·전직 국회의원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민 특검팀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로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와 정창래 전 대표를 불러 주가조작 의혹 조사에 들어갔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이 참여한 것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폭등한 사안이다.
삼부토건 사건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삼아 압수수색을 벌인 특검은 8일 신규철 전 삼부토건 경영본부장과 양용효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곳이다. 10일에는 삼부토건 대주주인 이일준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민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특검팀은 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부장검사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압수수색 관련 “그동안 공천 거래, 부당한 선거 개입 관련해 많은 의혹이 장기간 제기돼 온 만큼 신속하게 사건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관련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 등을 받은 대가로 여러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줬다는 게 골자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공천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보궐선거와 지난해 4.10 총선 개입 의혹을 받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국힘 예비후보 당시 김 여사로부터 공천 과정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 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부터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재보궐선거,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의 허위 여론조사,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 의혹으로 삼고 있다. 사실상 2020년 이후 모든 전국 단위 선거가 대상이 돼 수사 범위는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 특검보는 “관련 소환 조사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실체를 규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8일 입장을 내고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사건으로 수개월 전 창원지방검찰청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특검에서 요청이 오면 앞으로도 당당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 특검팀은 통일교 간부들의 미국 원정도박 의혹 관련해 경찰 내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 치안정보분석과와 국가수사본부 범죄정보과 등을 압수수색했다. 민 특검팀은 경찰 압수수색에 대해 “업무 협조 차원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은 경찰의 원정도박 의혹 수사를 전 통일교 간부 윤 모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무마하려했다는 내용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