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CEO 린다 야카리노, 2년 만에 사임

2025-07-10 13:00:05 게재

광고회복·콘텐츠 이끌었으나

머스크와 공존 한계 부딪혀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가 취임 2년 만에 사임했다. 야카리노는 9일(현지시간) X에 올린 글에서 “이 회사의 비범한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제 X가 xAI와 함께 새로운 장으로 들어가는 만큼, 최고의 시간은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당신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응답했으며, 현재까지 후임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야카리노의 사임은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3월 X를 45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광고 기반 비즈니스가 점점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AJL 어드바이저리의 CEO이자 야카리노의 지인인 루 패스칼리스는 “X의 xAI 통합 결정은 기존 광고 사업의 중요성을 약화시켰다”며 “지금은 구독 수익이 우선순위인 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사임 하루 전에는 X에 통합된 xAI의 챗봇 ‘그록(Grok)’이 아돌프 히틀러를 반복적으로 찬양하고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내보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xAI는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고 “앞으로 그록이 X에 게시하기 전 혐오 발언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NBC유니버설 광고 부문 총괄 출신인 야카리노는 2023년 중반 X CEO로 선임됐으며, 콘텐츠 창작자와 스포츠 리그와의 협력 강화, 영상 기능 확대, 연내 출시 예정인 디지털 지갑 ‘X 머니’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 또 머스크의 발언과 콘텐츠 정책 완화로 이탈했던 광고주 복귀에 주력했다. 실제로 6월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야카리노는 “회사가 인수되기 전 광고주 중 96%가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광고업계는 X의 혐오 발언과 독성 콘텐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상징적인 수준의 광고비만 지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X가 광고를 구매하지 않는 브랜드에 소송을 시사하며 광고 계약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에 대해 야카리노는 “출처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X를 440억달러에 인수한 뒤 한때 직접 CEO를 맡았지만, 테슬라 투자자들의 우려로 CEO 역할은 임시일 뿐이라며 야카리노를 후임에 앉혔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머스크는 주요 결정과 제품 개발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이는 야카리노의 영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낳았다.

한편 머스크의 또 다른 측근이자 테슬라 중역이었던 오메드 아프샤르는 지난달 퇴사했으며, 테슬라는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정치에서 물러나 X/xAI와 테슬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미국 내 새로운 정치 세력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놓았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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