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참치, 횡재 아닌 골칫덩이
경북 영덕 어민들 울상
정부 수매 등 대책 호소
최근 경북도 영덕군 앞바다에서 고가의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무더기로 잡히고 있지만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고가에 판매하기는 커녕 폐기처분 하느라 어업 경비만 날리고 있어서다.
10일 경북도와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 8일에만 강구면 앞바다에 설치된 정치망에 최대 150㎏에 이르는 참치 1200여 마리가 잡혀 위판장에 나왔다. 100㎏ 이상 대형참치가 150톤에 달할 정도로 많이 잡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들 대형 참치는 수협에서 판매되지 못하고 폐기처분 됐다. 참치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국제협약으로 정한 할당량(쿼터) 때문이다. 중서부 태평양 수산위원회(WCPFC)가 올해 우리나라에 배정한 할당량은 1219톤이다. 그 중 경북도 몫은 10톤, 영덕군 누적 배정량은 45.28톤뿐이다. 군은 지난 7일까지 37.592톤을 소진했다. 잔량은 8톤이 채 안된다.
경북도는 어민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유보물량 150톤을 긴급히 배정받았지만 영덕뿐 아니라 포항 울진 경주 등에 배분할 예정이다. 어민들은 추가 배정으로도 참치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동해안에 고등어 정어리 삼치 등 참치가 좋아하는 어종이 유입되면서 앞으로도 참치 어획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미 배정받은 쿼터가 소진돼 폐기처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정치망 어장 훼손에 따른 피해는 물론 기름값과 선원 인건비 등을 날리고 있다며 불만이다.
어업인들은 수온 변화 등으로 포획량이 급증한 상황에서 손실보상과 함께 포획된 참다랑어 전량 수매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도 “특정 어종을 잡기 위한 공격형 어업이 아닌 정치망에 들어온 참치를 폐기처분 해야 한다”며 “폐기처분도 환경오염 등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 배정량 확대와 함께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