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병, 영남권 산림생태계 싹쓸이
영남권 149만그루 감염
산림청, 261만그루 방제
소나무재선충병이 영남권을 휩쓸었다.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영향으로 재선충병 매개충 활동기간이 빨라지고 서식지역이 확산한 탓이다. 반면 소나무류 생육여건은 취약해져 재선충병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들어 5월까지 총 149만그루의 감염목을 조사했고 주변 감염우려목을 포함해 261만그루를 방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년 대비 12개 시·군·구가 늘어나 총 154개 지역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특히 포항 울산 안동 등 영남 지역과 기존 극심 지역을 중심으로 반복되던 피해가 지난해 봄 이후 더욱 집단화, 규모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정도로 보면 극심·심지역은 지난해 7개에서 올해 10개로 늘어났다. 이 지역 감염목은 총 91만그루로 전체 발생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극심지역(5만그루 이상)은 포항 경주 안동 울산(울주) 밀양 창녕이고, 심지역(3만~5만그루)은 구미 울산(북구) 대구(달성) 양평 등이다.
산림청은 재선충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헬기·드론과 라이다(LiDAR),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감염 의심목을 자동 선별하는 조사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소나무를 활엽수 등으로 바꾸는 수종전환 방제도 확대한다. 수종전환 방제는 반복·집단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이나 피해억제를 위한 중요지역에서 실시한다. 재선충병 피해를 입은 산림소유자는 누구든지 지방자치단체로 신청할 수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첫 발견, 외래침입종(북미)으로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에 의해 확산되며 소나무류를 급격히 고사시켜 산림생태계를 빠르게 망가뜨리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등의 원인으로 재선충병 매개충의 활동기간이 빨라지고 서식 지역이 확대된 반면 소나무류의 생육여건은 취약해져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신청으로 이루어지던 감염목 조사를 개선해 선제적으로 발생 고위험지역을 선정하고 헬기를 활용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조사기간도 5개월에서 7개월로 확대해 전년 대비 28% 증가한 총 448만㏊ 산림을 조사했고 방제기간도 매년 3~4월에 완료하던 것을 5월까지 확대해 최대한 많이 방제할 수 있게 했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우리나라 산림 전역에 분포하고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림을 보호하는 것은 국토의 산림생태계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