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3년짜리? … 민주당 당권 경쟁 돌입

2025-07-10 13:00:23 게재

1년 보궐 이어 재도전 가능 … 지선부터 총선까지 영향력

오늘부터 후보 등록 … ‘명심’ 내세워 당심 잡기 경쟁

1년 임기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보궐선거가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 출마선언을 하고 표심 다지기에 나선 4선의 정청래 의원과 3선의 박찬대 의원이 무대에 올랐다.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지지후보를 밝히면서 경쟁구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가 차기 당대표선거에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실상 ‘3년짜리 당대표’라는 얘기까지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발언하는 정청래·박찬대 당 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원 주권 정당개혁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박찬대 의원은 전남 무안군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형민우 기자

10일 모 당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번에 뽑히는 당대표는 임기 1년으로 지방선거까지 책임지게 되지만 다음 당대표 선거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3년짜리 당대표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3년 임기가 되면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책임지게 된다”고 했다. 당대표 연임은 이재명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전례다.

민주당은 내달 2일 임시 전국 당원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임기는 내년 8월까지 1년간이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자리를 채울 최고위원 1명도 새로 뽑는다.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이 이뤄진 후 19일부터는 전국 권역별 순회 당원대회가 열린다. 순서는 충청(19일), 영남(20일), 호남(25일), 수도권(경기·인천, 26일)이다. 다음달 2일엔 서울·강원·제주 당원대회를 치른 뒤 최종적으로 당대표·최고위원이 선출된다. 선거인단 반영 비율을 보면 권리당원이 55%로 절반을 넘는다. 30%를 반영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를 통해 여론조사 기관 2곳이 실시하기로 했다. 대의원 반영비율은 15%다.

두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와의 친밀도를 앞세우고 당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 의원은 “가장 민주적인 정당은 당원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정당”이라며 “지금은 국회의원 오더가 통하지 않는 그야말로 당원이 주인 역할을 하는 당헌·당규로 개정돼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를 거론하면서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기회의 장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과 만난 지 20년 가까이 된다”며 “대통령의 국정철학, 개인적인 선호도, 취미, 생활 습관도 저만큼 아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박찬대 의원은 호남에 민주당 권리당원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5일부터 ‘호남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공천에 당원 참여를 보장하겠다”며 “당선 즉시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공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로 당원 주권 시대를 위해 노력했다”며 “경선 개혁으로 총선 승리를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모두 대의원 표심을 겨냥해서 ‘지구당 부활’을 외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에서 앞서는 반면 박 의원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국회의원들의 공개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KBS 광주 라디오에 출연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내란과 전쟁 중일 때는 ‘전시 체제’로 당을 운영해야 해 전투력과 투쟁력이 높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위원으로 직접 ‘내란 징계’에 참여했고 법사위원장으로 윤석열정부와 맞서 싸운 점을 부각시켰다.

박 의원은 노래, 눈물 등을 언급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십’을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내란특별재판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란특별법을 공개 발의하고 윤상현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강성’이미지도 장착했다. 원내대표로 지난 총선에 이어 내란수습, 이재명 대통령 승리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는 점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한편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비난·비방)를 자제하기로 한 바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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