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집사 통한 ‘뇌물 의혹’ 수사
김 여사 측근, 기업서 184억원 수상한 투자
효성 카모 신한 키움 등 ··· “정상 투자 절차”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관련 기업들은 김 여사측과의 밀착 연관성을 일제히 부인하고 있다.
민 특검팀은 9일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40대 김 모씨가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투자받고 도피한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 언론 브리핑에서 “(김 여사) 집사로 불리던 피의자 김 모씨가 올해 4월 해외로 출국해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며 “도피 및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고 보여 신속한 수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렌터카 회사를 설립한 후 도이치모터스로부터 사업상 혜택을 제공받았다”며 “2023년에는 각종 형사사건, 오너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거액을 투자금 명목으로 수수한 의혹에 대해 내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거론한 김씨는 20여년간 김 여사와 친분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씨와도 교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2013년 최씨가 경기 성남시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50억원 잔고증명서를 위조할 때 공모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 김씨가 2013년 대주주로 참여해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를 창립했는데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2023년 6월 주요 기업들이 펀드를 통해 이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이 때 IMS에 투자한 기업은 한국증권금융(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30억원), 신한은행(30억원), 키움증권(10억원) 등으로 투자금은 총 184억원에 달한다. 당시 IMS는 누적 손실이 346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김씨는 투자금액 중 46억원 가량을 개인 지분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해당 기업들의 투자 배경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작용했거나, 기업들이 현안 해결을 위해 정권의 도움을 기대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은 사건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특검은 수사기록을 임의제출 받는 방식 등으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관련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해당 기업 외에도 사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번 건도 정상적인 투자 의사 절차를 거쳐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HS효성은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정보를 입수, 자동차 사업 관련성 등을 고려해 투자한 건”이라며 “부실한 기업에 로비를 위해 투자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덧붙여 “집사로 언급된 사람은 투자 당시 전혀 인지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해명했다.
신한은행은 “두산으로부터 인수하기 전인 네오플럭스 때부터 투자했던 회사로 투자심의위원회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지분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조합에 출자한 단순 재무적 투자였다”며 “후순위 출자를 해 안정성이 확보됐고, 보험대차 차량 중계플랫폼 업체로 사업성·확장성도 큰 것으로 판단해 정상 절차를 거쳐 투자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민 특검팀은 “기업을 통한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실체를 규명할 것”이라며 “김씨에 대해선 여권 무효화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광철·구본홍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