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3평 독방으로…지지자들 폭력사태 없어
경호 중단, 일반 피의자와 입소 절차 동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했다.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하던 윤 전 대통령은 바로 수용동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일반 구속 피의자와 똑같은 입소 절차를 밟게 된다.
먼저 인적 사항을 확인받은 후 수용번호를 발부받는다. 이어 키와 몸무게 등을 재는 신체검사를 받는다. 소지품은 모두 영치한다.
이후 카키색 미결 수용자복(수의)으로 갈아입은 뒤 수용자 번호를 달고 수용기록부 사진인 ‘머그샷’을 찍는다.
입소 절차를 마치면 3평 남짓한 독방에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치소 내 빈방에 수용돼야 해 3평보다 넓은 방이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이 구금된 구치소의 방 크기도 3평 수준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머물 독방에는 관물대와 접이식 밥상, TV, 싱크대, 변기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대는 따로 없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취침해야 한다.
목욕은 공동 목욕탕에서 하게 된다. 다만 다른 수용자와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될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메뉴도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다. 서울구치소의 이날 아침 메뉴는 미니치즈빵, 찐감자, 종합견과류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도 중단됐다.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게 필요한 기간의 경호·경비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구속이 집행돼 교정 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서 그런 예우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과거 일제강점기 형무소나 감옥으로 통칭하던 교정시설에 구속 수감되던 시절을 지나 현대적 교정제도로 바뀌면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미결 수용자로 지내게 되며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되면 수형자로 복역하게 된다.
한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법원 앞에 모였던 지지자 200여명은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집회 사회자는 특검을 ‘빨갱이’라고 힐난했고 일부 지지자는 오열하거나 방송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영장 발부 1시간여 만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경찰 50여명은 시위대가 모두 해산할 때까지 안전 펜스 앞을 지키며 시선을 떼지 않았다.
한 지지자가 다른 시위대에게 “서부지법 사태 같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도발에 넘어가서 폭력은 쓰지 말라”고 ‘자체 경고’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밤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시위대 상당수가 귀가하고 일부 지지자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것 또한 소요 가능성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