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F1 영화 흥행에 미국 중계권 입찰 나서

2025-07-11 13:00:05 게재

스포츠 콘텐츠 확장 시도 디즈니와 중계 경쟁 확대

애플이 미국 내 포뮬러원(F1) 경기 중계권 확보에 나섰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F1 영화의 흥행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스포츠 중계 분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내 F1 중계권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는 디즈니 산하 ESPN이 보유한 현 중계권 계약이 내년에 만료됨에 따라 경쟁 입찰이 열리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Apple TV+의 콘텐츠 강화 일환으로 스포츠 중계 사업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F1 더 무비’가 애플의 첫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해당 영화는 전 세계 극장 수익 약 3억달러를 기록하며, 기존 ‘플라워 문 킬러’나 ‘나폴레옹’ 등의 흥행 부진을 만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F1의 미국 내 중계권은 현재 ESPN이 보유 중이며, 연간 약 8500만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시티그룹은 차기 중계권의 가치를 연간 1억2100만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F1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도 운영 중이지만, 주요 방송사와의 계약은 여전히 수익 구조의 핵심이다.

ESPN은 과거 다른 경쟁자 없이 단독 협상할 수 있는 우선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작년 해당 협상이 무산되면서 현재는 애플을 포함한 복수 업체들이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다.

F1을 소유한 리버티미디어는 미국 시장을 전략적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최근 마이애미와 라스베이거스를 포함해 오스틴까지 세 곳에서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다.

또 오는 2026년에는 캐딜락이 제너럴모터스 및 억만장자 마크 월터의 후원을 받아 11번째 팀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F1의 미국 내 평균 시청자 수는 2018년 55만4000명에서 2024년 110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평균 130만명을 기록하며 호주, 중국, 모나코, 스페인, 캐나다,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에서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애플은 이에 앞서 2022년 메이저리그 야구(MLB) 금요일 경기 중계권을, 이어 북미 메이저리그 사커(MLS) 전체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Apple TV+와 제작 자회사 Apple Studios의 구체적인 수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고, 전체 1조3000억원 규모 서비스 부문 수익에 포함된다.

애플과 ESPN, 리버티미디어는 이번 협상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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