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피해지역 임시주택 입주 끝냈다

2025-07-11 13:00:07 게재

4월 18일 첫 입주 시작해

영덕 등 5개 시·군 2584동

경북도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김미자(82)씨의 집. 이 마을은 지난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경북 북동부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마을 전체가 초토화된 지역이다. 김씨의 집도 예외없이 불탔다.

김씨의 집터는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 곳에 있는데다 대형차량의 진입이 쉽지 않아 공장에서 제작된 임시조립주택을 설치할 수 없었다. 김씨는 대대로 살아온 집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영덕군은 김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재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60동의 임시주택을 현장에서 제작해 설치했다.

지난 10일 드디어 김씨의 집터에도 임시조립주택이 완공됐다. 김씨는 이날 이재민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보금자리에 입주하게 됐다. 그는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됐다.

경북도는 10일 북동부지역 초대형 산불에 따른 이재민들의 임시조립주택 2458동을 지어 주민들의 입주를 마쳤다고 밝혔다. 산불발생 후 3개월여 만이다.

경북도는 산불 진화 직후인 지난 4월 18일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 어린이문학관 부지에 경북형 모듈러주택 18동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이재민들의 임시주택 설치에 총력전을 폈다. 지난 6일까지 안동 의성 영덕 청송 영양 등 5개 시·군에 임시주택 공급을 끝냈다. 10일 영덕군의 개별입주 조립식 주택 5동에도 이재민 7명이 입주를 마무리했다.

임시주택은 조립 2499동 LH임대주택 115동 등 2548동이다. 지역별로는 안동이 1016동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덕 790동, 청송 431동, 의성 241동, 영양 99동 등이다.

경북 북동부권 산불은 산림 9만9289㏊, 주택 3819채 등이 불에 타는 피해를 남겼다. 인명피해도 사망 27명, 부상 221명에 달했다. 이 밖에 농수산물과 국가유산 문화재 산업단지 등이 피해를 입었다.

한편 이철우 경북지사는 10일 ‘산불피해 재창조 본부회의’에서 경북 북동부권의 산불 피해 복구 방향을 점검하고 단순 복구가 아닌 ‘재창조’ 수준의 지역 재설계를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피해 지역 5개 시·군을 중심으로 한 복구 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도는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춘 개발을 병행하고 ‘컴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한 정주 공간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추진한다. 컴팩트시티는 도시 기능을 일정 구역에 집중시켜 생활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도시 개발 모델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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