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코바나협찬 ‘뇌물의혹’ 재수사

2025-07-11 13:00:16 게재

과거 검찰 불기소 수사기록도 재검토

상당량 압수수색 ··· “철저 수사 방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에 대한 기업 협찬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1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팀 정례브리핑에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기업들이 뇌물에 해당하는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 준비기간부터 과거 수사 기록을 새로이 재검토했다”며 “더 이상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은 김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에 대기업·금융사들이 대가성 공동주관 및 협찬을 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수석 파견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던 시기 협찬이 급증했다는 게 핵심이다.

코바나컨텐츠는 이 시기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2019년 야수파 걸작전을 진행한 바 있다. 전시회마다는 9~23곳의 협찬 또는 공동 주관사들이 참여했는데 이들 중에는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도이치모터스,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수의계약 업체 희림건축, 김 여사 ‘집사’로 알려진 김 모씨의 비마이카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삼성전자 대한항공 신한은행 LG전자 삼성카드 GS칼텍스 우리금융그룹 등 대기업·금융사들이 협찬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2020년 9월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시민행동은 “뇌물을 준측에서 명시적으로 개별 사건에 관해 청탁을 하지 않더라도 판례상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수사 편의를 기대하고 ‘보험용 협찬’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먼저 2016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르 코르뷔지에전’에 대해 “위법 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2021년 9월 먼저 무혐의 처분했다. 해당 전시회는 23개 기업이 협찬했는데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협찬 기업 관계자들은 조사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서면으로만 진행했다 .

이후 나머지 3개 전시회에 대해서도 2023년 3월, 뇌물 및 청탁금지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형사사건 등과 관련한 직무 관련성이나 부정한 청탁, 대가성을 판단할 만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고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 이 역시도 김 여사에 대해서는 대면조사 없이 서면조사만 진행했고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도 실시되지 않았다. 검찰은 “김 여사 대면조사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재수사와 관련해 민 특검팀은 상당량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관련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 특검보는 “(기존 무혐의 처리했던 기록을 포함해) 관련 자료를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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