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겨냥한 공세 확대
“연준건물 공사비 과다”
해임 명분 쌓기 해석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둘러싼 정치적 공세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그 방향(해임)을 밀어붙일지는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이 연준에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 내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워싱턴 D.C. 역사상 가장 비싼 공공건물 개보수로, 25억달러 규모에 7억달러 초과 지출이 발생했다”며, “연준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인 러셀 보트는 “이것은 연준의 낭비와 파월 의장이 연준을 체계적으로 잘못 운영해왔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라고 말하며, 의회 증언의 진실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또 “연준의 재정을 바로잡기보다는, 워싱턴 D.C. 본부에 과시적인 보수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신규 대리석이나 VIP 식당, 옥상 정원은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연준의 기능을 하나의 건물로 통합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도 의회에서 “계획은 계속 조정됐고, 초기 설계안 중 일부는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세가 해임보다는 자진 사퇴를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 연준 법률 고문 스콧 알바레즈는 “이 정도로는 해임 사유가 되지 않으며, 이는 파월 의장을 압박해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의 캐서린 저지 교수 역시 “공개적으로 평판을 깎아내리고 해임 명분을 쌓으려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후원기업(GSE) 패니 메이(Fannie Mae)를 감독하는 민간 이사회 의장 윌리엄 J. 펄트는 11일 “제롬 파월이 사임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를 고무적으로 본다”며 “이는 미국에 옳은 결정이며, 경제는 호황을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파월 의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외부 인사인 펄트까지 사임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며 압박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