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트럼프, 또 관세 폭탄…미국 물가·중국 경제지표 주목

2025-07-14 13:00:09 게재

EU·멕시코·캐나다에 고율 관세 … 미 소비자물가 추가 상승 전망

2분기 실적발표 본격화 … 상법 개정 보완·추가 개정 논의 기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폭탄을 퍼부으면서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관세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 판매 등 관세의 실제 여파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나온다. 4개월 만에 반등했던 지난 5월 CPI는 6월에 2.6%로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관세부과가 본격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한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상법 개정 보완과 추가 개정 논의가 기대된다.

◆6월 미 관세 수입 역대 최고치 기록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게 30%, 캐나다에는 35% 관세부과를 통보했다. 이전EU 20%, 멕시코 25% 대비 각각 10%p, 5%p 상향조정된 것이다. 트럼프틑 서한에서 “무역적자가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6월 미국의 관세 수입이 217억달러(약 29조87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교역국들에 대한 관세율을 공개한 이후 이번 주에는 △주요국들의 반발 또는 협상 가속화 △트럼프의 재보복 여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필리핀은 이번 주 미국에 협상단을 파견할 예정이며, 미국 고위대표단은 일본을 방문해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잇달아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시장이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불행히도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금리 인하 보다 오히려 금리 인상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성훈 키움증권연구원은 “관세수입 증가는 트럼프에게 관세 행보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요인이자 증시에서는 추세 훼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물가에 영향 미치기 시작 = 시장전문가들은 1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6월 CPI가 전월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드라인 물가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2.7%로 지난 5월 YoY 2.4% 대비 상승하고, 월간 상승률 또한 0.1%에서 0.3% 상승이 전망된다.

근원 CPI도 5월 2.8%에서 3.0%로 관세가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월 대비도 0.3%로 관세 인상분이 기업 제품 가격에 점차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이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의 소비자 이전을 점차 확대하기 때문이다. 웰스파고의 니콜 세르비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가 관세 인상의 직접적 효과가 가시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리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CPI 결정에서 비중이 높은 서비스 부문의 경우 관세 영향이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며, 이에 시장에서는 6월 CPI 결과가 예상에 부합해도 기존금리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16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2.4%에서 5월 트럼프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인해 2.6%로 4개월 만에 반등 후 이번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6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5월 0.1% 상승보다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PPI는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지표로, CPI 향방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17일 발표될 소매판매 지표도 관심을 끈다. 지난 3월 전월 대비 1.4%에서 4월 0.1%, 5월 -0.9%로 감소 했으나 6월 소매판매는 0% 또는 소폭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16일에는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되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 당국자들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지난 6월 보고서에서는 12개 지역 중 6개가 완만한 둔화, 3개는 정체, 3개는 약한 성장세로 평가한 후 시장은 이번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발표 내용들은 관세 효과를 포함한 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와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18일에는 미국 7월 미시건대 심리지수 잠정치가 발표된다. 지난 4월과 5월 52.2로 큰 폭 감소한 이후 6월 60.7로 큰 폭 반등했으나 이번에도 추가 상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 5월 6.6%에서 6월 5.0%로 7개월 만에 반락한 가운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

◆중국·일본 물가 등 경제지표 주목 = 14일 발표되는 6월 수출입 발표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에 중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4%로 4분기와 동일하고 예상치 5.1%를 웃돌았다. 이번에는 5.1~5.2% 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날 중국 6월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소매판매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6.4%로 2023년 말 이후 최고로 상승했지만 이번엔 둔화가 예상된다. 산업생산(5월 5.8%), 고정자산투자(5월 3.7%)는 3개월 연속 둔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의 지표들이 중국 경기의 실질적인 회복을 의미하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에 대한 시장 신뢰도는 높지 않은 가운데 부양 정책의 지속 여부 또한 관심이다.

17일 일본에서는 교역지표가 나온다. 수출증가율은 3월부터 둔화되는 가운데 5월 전년 동월대비 ‘-1.7%’로 마이너스 전환했으며 수입 증가율은 5월 ‘-7.7%’로 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18일에는 일본 6월 CPI가 발표된다. 헤드라인지수는 지난 5월 전년동기비 3.5%로 추가 둔화한 후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근원지수는 5월 3.7%로 3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이번엔 반락이 예상된다.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 지속될까 =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지속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국내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하면서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지도 관심이다.

14일 오전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2.38포인트(0.39%) 오른 3188.15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3억원, 676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은 948억원 순매도 중이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81억원 매도 우위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80포인트(0.1%) 오른 801.27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2.26포인트(0.28%) 오른 802.73으로 출발한 후 상승세가 다소 약해졌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693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19억원, 124억원 순매도 중이다.

주말 사이 미국이 캐나다(35%), 유럽연합(30%), 멕시코(30%) 등 우방국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관세 유예 시한인 다음 달 1일에는 실제로 관세 부과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는 등 관세 노이즈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물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한국시간 15일), 소매판매(17일) 등 관세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 지표 발표가 예고돼 있어 장 초반 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부각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1.3원 오른 1376.7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0.03% 오른 97.877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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