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의혹’ 국토부 압수수색
김건희특검, 김 여사 의혹 전방위 수사
‘주가 급등’ 웰바이오텍 경영진도 조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의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해 국토교통부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 여사를 향한 특검의 강제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민 특검팀은 14일 오전 세종시 국토교통부 장관실, 양평고속도로 사업 당시 용역업체인 동해종합기술공사· 경동엔지니어링 사무실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민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쯤 “양평고속도로 사건 관련해 국토부, 용역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김선교 의원, 원희룡 전 장관 등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평고속도로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기존 종점 계획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의 선산과 토지가 소재한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 특혜 논란이 불거졌고 원 전 장관은 그해 7월 사업을 백지화했다. 김 의원은 양평군수 출신으로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한 당사자이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 5월 국토부와 양평군청, 용역업체 2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민 특검팀은 13일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해 주가 상승 수혜를 입은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삼부토건 부회장)과 구 모 웰바이오텍 대표이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17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구씨는 14일 오전 2시 48분쯤 특검사무실을 나서며 ‘김건희·이종호씨와 친분이 있나’ ‘이기훈 회장과 대질이 있었나’ 등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발단이 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업체다. 이 포럼에는 원 전 장관도 참석했다.
민 특검팀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등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착수한 것처럼 정황을 조작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달 3일 삼부토건을 압수수색하고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 오일록 대표, 정창래 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10일에는 이일준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조사했다. 이들도 김 여사와 원 전 장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알지 못한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과 관계사 경영진을 조사한 특검팀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수사망을 좁힐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계인인 이 전 대표는 주가조작 의심 시기, 해병대 예비역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란 메시지를 남겨 가담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이전에도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정황이 있는 만큼 이 사건에서도 ‘자금·정보 연결자’로 주목하고 있다.
특수수사를 담당했던 한 고검 검사는 “주가조작 수사는 계좌를 추적하고 관련자 진술을 맞추는데 품이 많이 들어간다”며 “기존 수사된 자료를 다시 조합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김건희특검의 다른 사건보다는 정치적으로 덜 민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 특검팀은 이밖에 이른바 김 여사 ‘집사 게이트’ 김 모씨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부실 렌터카 업체에 관여하면서 김 여사 관계를 토대로 180억원대 투자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김씨측이 투자받은 금액 중 46억원 가량이 김씨 부인인 정 모씨가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지분 매입에 쓰인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