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윤상현, 아이폰 비밀번호 제공 거부

2025-07-15 10:07:52 게재

특검, 대검에 디지털 포렌식 의뢰 예정

잠금해제 자료확인까지 수사 난항 예상

윤석열 전 대통령측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해 달라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 요청을 거부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도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잠금해제 자료확인까지 특검의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VIP 격노설’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의 아이폰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 요청을 거부했다.

특검팀은 휴대전화를 대검찰청에 넘겨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의뢰할 예정이다. 다만, 아이폰은 보안 수준이 높아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면 사실상 포렌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사저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한 아이폰 1대를 확보했다.

또 특검팀은 지난 10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이 전 비서관측 역시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별도로 윤 의원에게 아이폰을 임의제출 받았다. 그러나 해당 아이폰은 잠겨 있었고, 윤 의원은 특검팀의 비밀번호 제공요청을 거부한 상황이다.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엔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연 교체했다. 당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검찰에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제출하며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때였다.

검찰이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통화 내용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논의하며,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던 윤 의원을 거론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아이폰 기종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이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공수처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역시 비밀번호는 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수처는 자체적으로 휴대전화 자료를 일부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 거부가 이어지는 데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시절 ‘이이폰 비밀번호 해제 거부’ 선례를 학습한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전 대표의 이이폰 비밀번호 해제 거부 논란은 지난 2022년 이른바 ‘채널 A 의혹 사건’ 당시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검찰이 포렌식을 하지 못해 관심이 집중되며 불거졌다. 당시 한 검사장은 24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휴대전화를 압수당하면서 비밀번호 공개 요구에 ‘기본권을 이유로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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