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불안에 글로벌 장기국채 금리 급등

2025-07-15 13:00:01 게재

지출 확대, 관세 압박에

일 30년물 금리 급등세

일본의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며 주요국 전반의 금리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2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했고, 독일 30년물 금리도 14년 만의 고점에 가까워졌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보다 각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둔 지출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 발표를 지목했다. 베누와 앤(Benoit Anne) MFS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전무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과 국가부채가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재정 낭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4.98%로 올라섰고, 이는 이달 들어 20bp 이상 상승한 수치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조지 보리는 “장기물 금리는 전 세계 재정 지출의 출구 밸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블루엣지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매니저 켈빈 여(Calvin Yeoh)는 “모든 나라가 ‘인플레이션빌’로 가는 재정 지출 열차에 탑승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생명보험사 등 전통적인 장기채 매입자들의 수요 감소와 일본은행의 점진적인 시장 철수가 겹치며 장기물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31일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급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바클레이스 일본법인의 카도타 신이치로 금리 전략 책임자는 “이번 상황은 과거와 다른 환경”이라며 “선거를 앞둔 일본의 정치적 요인이 독특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뿐 아니라 미국, 유럽 전역에서 재정 지출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어, 장기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역시 재정 건전성을 포기하고 군사력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0년물 금리는 3.25%로 상승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의 30% 관세는 독일 산업에 핵심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채무 부담을 줄이지 못하며 금리가 오르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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