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투자판 짜는 헤지펀드 ‘헌터브룩’

2025-07-15 13:00:01 게재

언론과 금융 결합한 모델

기업가치 1억달러 인정받아

2023년 설립된 미국의 신생 헤지펀드 헌터브룩(Hunterbrook)이 최근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 1억달러(약 1390억원)를 인정받았다. 헌터브룩은 자체 뉴스룸이 발굴한 보도를 바탕으로 금융투자를 실행하는 독특한 구조의 펀드로, 이번 자금은 모회사인 ‘헌터브룩 글로벌’이 유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는 포드 재단과 벤처캐피탈 플로팅포인트(Floating Point)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자금은 뉴스룸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며, 헌터브룩은 향후 법률사무소와 협력해 언론 보도를 활용한 소송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언론전문 변호사 조 슬로터(Joe Slaughter)가 이끌고 있다.

헌터브룩은 투자자 나다니엘 브룩스 호로위츠(Nathaniel Brooks Horwitz)와 작가 샘 코펠먼(Sam Koppelman)이 함께 창립했으며, 언론 조직 헌터브룩 미디어와 투자조직 헌터브룩 캐피털로 구성돼 있다.

헌터브룩 펀드는 2024년 4월부터 운용을 시작했으며, 뉴스룸이 작성하는, 잠재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사에 대해 사전에 접근권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매매 전략을 세운다. 펀드 수익 일부는 다시 뉴스룸에 재투자돼 정보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다.

처음에는 스캔들을 폭로한 기업에 대해 공매도를 실행하는 전략을 구상했지만, 현재는 “흥분된 강세장(irascible bull market)” 상황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매수 전략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헌터브룩 펀드는 2025년 2분기에 31%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누적 수익률도 16%에 달했다.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이런 결과가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4월의 급락과 5월의 급반등, 6월 사상 최고치 갱신, 허위정보와의 복잡한 전투까지 모두 헤쳐 나갔다”고 평가했다.

투자 종목에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과 이를 인수 중인 코어위브(CoreWeave), 보안 기술기업 이볼브 테크놀로지(Evolv Technologies), 카펜터 테크놀로지, 로켓 컴퍼니 등이 포함됐다.

한편, 헌터브룩은 6월 21일 토요일 시장이 닫힌 사이 B-2 스텔스 폭격기가 미주리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는 단독 보도를 통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동참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는 “거래가 불가능했던 단독 보도”로 소개됐다.

현재 펀드는 외부 신규 투자자에게는 닫혀 있으며, 기존 투자자와 창립자들이 보유 지분을 추가 매입한 상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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