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틀째…보훈 권오을, 중기 한성숙 등
‘겹치기 근무’ ‘농지법 위반’ 등 의혹 소명 주목
국방 안규백, 환경 김성환, 국세청 임광현 등 실시
전날 열린 청문회는 야당 ‘피켓 시위’로 파행 소동
15일 이재명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등 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날도 후보자의 도덕성·자질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중점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강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자는 권 후보자와 한 후보자다. 권 후보자의 경우 같은 기간에 여러 업체에서 일한 ‘겹치기 근무’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다. 권 후보자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같은 기간에 4~5곳의 업체에서 동시에 근무하며 연간 약 80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한대 특임교수로 재직하면서 3년간 강의 없이 5건의 자문만으로 약 7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이외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반환해야 할 선거보전비용 2억7000여만원을 수년간 납부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일부인 5000만원을 반환해 ‘지각 납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해 야당은 농지법 위반 의혹과 가족에 대한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모친 소유 농지가 지목상 농지인데도 경작한 흔적이 없고 무허가 건축물이 들어서 있어 위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한 후보자가 동생에게 건물을 임대해주며 임대료를 헐값으로 책정해, 사실상 무상 임대 또는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는 퇴직 후 설립한 세무법인이 2년간 100억대의 수입을 거둔 것과 관련해 ‘전관예우’ 공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경우 개인 신상에서 별다른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데다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거센 공방이 오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첫날인 14일 진행된 청문회는 야당의 ‘피켓 시위’로 인해 시작부터 파행과 고성이 오가며 여야가 대치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아웃’이라는 피켓을 붙인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해 청문회가 정회된 것.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3법 일방 처리에 반대해 ‘최민희 독재 OUT’ 등의 피켓을 부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면서 청문회가 오전 내내 진행되지 못했다.
보좌진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하면서도 ‘갑질 의혹’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야당 의원들이 농지 위장전입 문제와 태양광 사업 이해충돌 의혹을 주로 제기했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업무 적격성과 부산시장 출마설 등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 대해 야당은 ‘깜깜이 청문회’, 여당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로 대립한 가운데 이번주 내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시간 끌기, 증인도 없었고,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슬픈 표정만 지으면서 적당히 사과하는 걸로 넘어가려는그야말로 침대청문회였다”면서 “국민 입장에서 보면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완전히 깜깜이 청문회였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피켓 부착 가지고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이 되었는데 이런 구태들이 반복되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일방적인 신상 털기와 망신주기 등을 통해서 마치 정부를 견제하는 그런 수단이라고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