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결과 정확히 읽어야 합격률 높인다
자료별 산출 기준 달라 실제 결과와 차이 …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대학 홈페이지 교차확인 필수
대학 입시 결과를 줄여서 흔히 입결이라고 한다. 대학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입결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요소다. 내 성적으로 희망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이 가능할지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입 지원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어 유용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합격선과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합격선이 다르기도 하고, 대입에 반영된 교과목이 아닌 다른 기준의 등급이 공개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전년 합격선보다 여유 있는 성적으로 지원했다가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보이는 숫자가 전부가 아닌 입결. 수시를 중심으로 공개된 입결을 확인하고 해석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입결을 확인할 땐 가장 먼저 어떤 ‘기준’으로 작성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학마다 입시 결과를 제공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종 등록자’의 합격선과 ‘전체 합격자’의 합격선은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종 등록자는 실제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고 전체 합격자는 합격 후 등록하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성적이다. 최초 합격자의 교과 성적이 추가 합격자의 성적보다 높다. 따라서 최종 등록자의 평균 등급은 전체 합격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낮다.
◆어디가와 대학별 입결 기준부터 확인해야 = ‘어디가’를 볼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입시에 적용된 대학 자체의 반영 방법이 아니라 일반적인 방식으로 산출한 결과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동국대는 교과전형에서 교과 성적을 평가할 때 상위 10과목 평균 등급만 반영하지만 어디가에 공개된 전년도 입결에는 학생부 전 교과목 평균 등급이 안내돼 있다. 전 과목 평균 등급이 더 낮게 산출되는 만큼 해당 합격선만 참고해 지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반면 대학 홈페이지에는 실제 평가 방식인 반영 교과 상위 10과목의 평균 등급을 함께 공개하고 있어 보다 실제 결과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디가뿐 아니라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입시 결과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성적 산출 결과가 평균 등급인지 70% 컷인지 90% 컷인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종합전형의 합격 컷을 보면 종종 50% 컷과 70% 컷이 뒤집어진 경우를 볼 수 있다. 숭실대 종합전형 합격자 교과 등급 자료를 보면 영어영문학과의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3.46등급 3.29등급이다. 경제학과의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3.11등급 2.93등급이다.
1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50% 컷과 70% 컷은 각각 50등과 70등 학생의 교과 성적에 해당한다. 교과 등급은 숫자가 낮을수록 성적이 높은 등급이기에 70등 학생의 교과 성적이 50등 학생보다 높다. 이런 사례를 확인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종종 오류로 오해한다.
하지만 종합전형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교과 성적은 물론 학생부 교과·비교과 활동 기록 면접 등 다양한 요소를 정성 평가하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숭실대는 종합전형에서 서류 평가와 학생부 기반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만큼 내신 등급은 낮지만 서류 또는 면접에서 앞선 학생의 합격 순위가 더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성균관대 종합전형 탐구형 입결을 보면 글로벌경영학과의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3.17등급 3.38등급이며 에너지학과의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5.07등급 5.2등급이다. 최저 1.41등급~최고 1.97등급을 형성한 성균관대 교과전형의 50% 컷 70% 컷과 비교해볼 때 고교 유형이 일반고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디가에는 대다수 대학의 최종 등록자 50% 컷과 70% 컷이 공개되어 있고 대학이 공개하는 입시 결과는 3년치 자료를 동시에 보여주거나 최종 컷까지 안내하기도 한다"며 "일반적으로 최종 등록자의 50% 컷은 적정 지원 70% 컷은 소신 지원으로 본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최종 등록자의 50% 컷 70% 컷은 의미 있는 정보지만 그 위치에 해당하는 학생의 성적 정보만으로는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50% 컷 70% 컷 합격자 평균 등급 외에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등급 분포도 공개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도 있다.
◆최저기준 변화에 따른 합격선 변동 주의 = 경희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은 최저기준 충족 여부를 반영한 ‘실질경쟁률’을 발표한다. 서강대는 최저기준 충족은 물론 충원율까지 반영한 ‘최종실질경쟁률’을 공개했다.
특히 한양대는 2025학년 대입 교과전형에서 최종 등록자의 내신 등급 평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5 대입에서 최저기준이 신설되고 내신은 다소 낮아도 국·수·영·탐(1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를 충족한 학생들이 합격권에 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바로 직전 1.23등급이었던 에너지공학과 최종 등록자의 내신 등급 평균은 1.72등급으로 1.13등급이었던 수학교육과 최종 등록자의 내신 등급 평균은 1.73등급으로 크게 떨어졌다.
한양대 사례에서 보듯 2026학년에 최저기준의 변화가 있는 대학이라면 입결 또한 달라질 수 있다. 2026학년 대입을 준비한다면 희망 대학의 최저기준에 변화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고려대는 2026학년 교과전형의 최저기준을 탐구 2과목 평균에서 상위 1과목만 반영하는 것으로 완화했다. 서울시립대는 교과전형에서 국·수·영·탐 3개 합 7등급 이내에서 3개 합 8등급 이내와 한국사 4등급 이내로 숙명여대와 숭실대는 교과전형에서 2개 합 5등급 이내에서 2개 합 6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반면 이화여대는 교과전형에서 국·수·영·탐 4과목 중 2개 합 5 이내의 최저기준을 신설했다. 고려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숭실대는 과거 입결에 비해 합격선이 상승하고 이화여대는 하락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최저기준이 완화된 대학은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다소 아쉬운 학생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최저기준이 신설된 전형은 수능 대비가 필수다.
실제 한양대 2025학년 대입 교과전형에서 최종 등록자의 교과 등급 유의미하게 감소한 대학 중심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양대는 2025학년 대입 교과전형에서 최종 등록자의 내신 등급 평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중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를 충족한 학생들이 합격권에 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교과전형 지원 시 합격자 교과 등급은 매우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비교과를 포함해 정성 평가가 적용되는 교과전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국대 교과전형 최종 등록자의 교과 등급을 보면 건축학부는 50% 컷이 2.07 70% 컷이 2 재료공학과는 50% 컷이 1.75 70% 컷이 1.72로 70% 컷이 오히려 높다.
김용진 경기 동대부영석고 교사는 “건국대와 동국대는 교과전형에서 서류 평가의 영향력이 커 대학 모집 요강의 학생부 반영 등급표를 보면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가 매우 적다”며 “건국대는 한 모집 단위에서 전체 지원자 중 1등인 1점대 초반도 불합격한 사례도 있어 서류 평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대는 종합전형 융합형인재와 탐구형인재의 입결을 따로 발표한다. 두 전형 모두 종합전형이지만 평가 기준과 선발 방식이 달라 합격선도 다르다. 융합형은 면접이 없는 서류 100% 전형이다. 반면 탐구형은 1단계 서류 평가 후 2단계에서 면접과 서류 평가를 합산해 뽑는다.
평가 요소의 비중도 다르다. 융합형은 ‘학업 역량’ 탐구형은 ‘진로 역량’의 비중이 더 크다. 융합형 합격자의 평균 내신 등급이 탐구형보다 높다. 이를 모른 채 입결을 보고 합격선이 낮다고해서 탐구형 전형을 지원하면 곤란하다. 입결을 볼 땐 전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중앙대 종합전형 융합형인재의 공공인재학부는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3.17등급 3.38등급이며 에너지학과의 50% 컷과 70% 컷에 해당하는 등급은 각각 5.07등급 5.2등급이다. 예를 들어 상위 지원자의 정보를 시각화하고 공유한 교사는 “입결을 볼 땐 전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개년 정도의 등락 추이를 비교해야 = 충원율은 모집 인원 대비 충원 합격한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모집 인원 10명에 예비 9번까지 합격한 경우 충원율은 90%이며 합격한 총 인원은 19명이다.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는 “학생과 대입 상담을 할 땐 충원율도 살핀다”며 “교과전형 경영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서울대 지균 경영학과 모집 인원을 빼고 경쟁률을 보는 식으로 추가 합격이 많이 발생하는 전형은 실제 합격선이 더 낮아질 수 있어 충원 인원과 비율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의할 점은 3개년 정도의 등락 추이를 비교해야 한다. 전년도 충원율이 높다고 해서 올해도 높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숭실대 입결 자료를 보면 2023학년부터 2025학년까지 영어영문학과는 각각 충원율이 52% 114% 67%였으며 법학과는 54% 146% 69%였다. 반면 2023~2025학년 금융학부의 충원율은 각각 29% 29% 36%였으며 물리학과의 충원율은 각각 33% 32% 32%였다.
장 교사는 “충원율과 함께 학생의 선호도까지 보면 입결 이해에 도움이 된다”며 “전형별로는 교과전형의 충원율이 높고 종합전형은 면접 여부에 따라 다르며, 올해 고3 학생 수가 많아 합격선은 다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쟁률이 높다고 반드시 충원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의약학 계열처럼 지원이 몰리지만 최초 합격한 후 대부분 등록하는 경우 충원율이 낮을 수 있고 중·상위권 학생이 ‘보험’ 삼아 넣는 인기 학과는 높은 경쟁률에 높은 충원율을 보이며 비선호 학과인 경우 낮은 경쟁률에 높은 충원율을 보이기도 한다. 숭실대 평생교육학과의 2024학년 충원율은 122%로 경쟁률에 비해 상당히 높은데 비선호 학과일 경우 최초 합격자 중 상당수가 이탈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더라도 충원율은 높을 수 있다.
김기수 기자·김민정 내일교육 리포터 mj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