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멕시코, 미국 고관세 강경 대응

2025-07-16 13:00:00 게재

브라질 “50%에 맞대응” 멕시코 “내주 대책 발표”

미국이 브라질과 멕시코산 주요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이 국가들이 잇단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브라질은 50%에 달하는 미국의 관세 방침에 맞서 동일한 수준의 보복관세를 준비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토마토에 대한 17.09% 관세에도 대미 수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중남미 최대 수출국 두 곳의 정면 대응은 무역질서에 중대한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 완화 의향을 밝히면서도 관세 시행 시점 연기 요구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브라질경제인협회 및 업계 대표들과의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업계가 관세 시행 시점을 최대 90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 요구를 미국에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31일까지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조치에 룰라 정부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룰라 대통령은 이미 지난 14일 대통령령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동일한 비율로 맞대응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둔 상태다.

브라질육류수출업협회(Abiec)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2023년 기준 1181만톤의 소고기를 생산해 이 중 375만톤을 수출했다. 전체 수출량의 약 48.8%가 중국, 12.1%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수입업체는 주로 가공용 물량을 요구해 왔고, 브라질산 소고기는 마트보다는 식품 가공업체를 통해 소비돼 왔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소고기 수출업체들은 생산량 조정에 돌입했고, 미국으로 향할 추가도축을 중단한 상태다. G1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업체들은 8월 상반기까지의 주문 물량을 비축한 후 추가 도축을 중단했고, 육류가공산업연합회는 “중국 등 대체 시장으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반 룰라’ 진영으로 분류되던 상파울루주 타르시지우 지 프레이타스 주지사도 “연방 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혀 정치권 내 입장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멕시코 역시 미국의 토마토 관세 조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같은 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산 토마토는 멕시코산의 품질을 대체할 수 없다”며 “다음 주까지 토마토 생산자 지원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2023년 기준 28억달러(3조 80000억원 상당) 규모의 토마토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이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멕시코 정부는 관세 조치를 “정치적 결정”이라고 규정하며, 8월 1일까지 미국과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날 멕시코 경제부와 농림부는 공동성명에서 “멕시코 토마토는 불공정 무역 때문이 아니라 그 풍미와 신선도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품질’의 토마토를 수출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시장 개척”에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