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후에 더 커진 ‘강선우 갑질 리스크’

2025-07-16 13:00:03 게재

거짓 해명 논란 확산 … ‘약한 청년 괴롭힘’ 규정

정청래 당대표후보자 ‘옹호’ … 보좌진 반발 강해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이 인사청문회 이후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강 후보자의 해명이 바뀌거나 허위였다는 지적이 나오는데다 보좌진들의 익명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진보진영에서 ‘강선우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보좌진의 생사여탈권이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환경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인 건 사실”이라며 “생각보다 보좌진들의 반발과 분노가 큰 것 같다”고 했다.

강 후보자의 보좌관 갑질 논란은 청문회를 거치면서 오히려 거짓해명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강 후보자와 보좌진이 주고 받은 SNS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강선우 의원은 근로기준법 36조 위반을 이유로 2번의 진정을 받았다. 초선이었던 21대 국회의원 임기 중인 2020년 11월 27일과 2022년 1월 5일에 이뤄졌다. 2020년 진정건은 ‘신고의사없음’으로 행정종결됐고 2022년 진정건은 ‘법적용 제외’로 행정종결됐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임금체불 관련 조항이다.

진보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진보당은 전날 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 후보는 사실상 (보좌진) 갑질문제에 대해 인정한 셈이다. 또한 일부 해명에 대해서는 ‘거짓 해명’ 논란이 일며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보호를 주무로 다루는 여가부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진보당은 여성가족부 장관 강선우 후보의 자진 사퇴를 공식 촉구한다”고 했다. 사회민주당은 사회민주당 청년위원회(준) 명의로 “청년을 좌절하게 만드는 장관이 새로운 대한민국에 없기를 바란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 성명서는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한다면 ‘갑질’을 경험한 수많은 노동자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부당한 지시에 취약한 청년들은 깊은 좌절감을 느낄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지도 못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객관적 인식도 없는 인물이 장관이 될 수 있는 나라라면, 청년들은 앞으로 부당한 일을 당해도 이 사회가 함께 해결해 줄 것이라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민주당 청년위원회는 강선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가 새롭게 지명될 것을 바란다”고 했다.

여기에 의원 대 보좌진의 갑을 관계가 다시 논쟁으로 붙었다. 여당은 공개적으로 강 후보자에 대한 갑질 의혹 제기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악의적인 신상털기이자, 명백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두둔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본, 제가 겪어본 강 후보자는 바른 분”이라며 “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고 했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강선우는 따뜻한 엄마였고, 훌륭한 국회의원이었다. 힘내시고 열심히 일하시라”라고 썼다.

청년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보좌진들과 국회의원들의 오랜 갈등이 드러난 것이고 그 시각차가 명확함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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