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농사로 대박난 경북 봉화 두메산골 마을
이모작으로 농가당 4억~10억원 소득
'특화형 공동영농' 농업 혁신모델 부상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봉화군 청량산과 영양군 일월산 자락의 두메산골 마을이다. 최근 이 마을이 수박과 토마토 농사로 농가당 최대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산물과 부산물의 전체 가액을 말하는 조수익이 농가당 4억원이다. 농사로 돈이 된다는 소문에 도시에 있던 자녀들도 돌아왔다. 덕분에 한동안 뜸했던 아기 울음소리도 들린다.
◆농업 첨단화사업 성공적 = 경북도는 16일 “기술 혁신과 농업의 첨단화사업을 진행한 결과, 소득은 배가되고 청년유입과 지방소멸해결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농업 대전환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문경 영순지구의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에 이어 특화 품목 중심의 공동영농에서도 성공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반긴다. 2023년도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한 ‘경북형 공동영농’ 정책의 결과라는 것이다.
특화형 공동영농은 개별 영농을 하면서 선도 재배 기술 공유, 공동 방제·유통·판매 등에서 협력하는 방식이다. 이는 종자,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해 경영비는 낮추고 선도 농가의 기술 지도와 표준 재배 설명서 공유로 생산성을 높이는 소득 모델이다.
여기에 출하 물량 규모를 키워 가격협상력과 수취가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모작 재배로 소득을 크게 높인다.
26개 농가가 21㏊의 농지로 구성된 봉화 재산지구는 시설재배로 수박을 수확한 후 방울토마토, 오이, 청량고추 등을 재배하는 이모작을 한다. 수박은 통상 일반 노지에서 재배하면 수확기까지 90일 정도가 걸리고 조수익도 ha당 9000만원 정도이지만, 시설재배에서는 60일만에 1억5000만원이 나온다. 여기에 방울토마토를 이모작으로 재배하면 4억5000만원의 조수익이 나온다.
실제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재산지구에서는 수박으로 300억원, 토마토로 55억원의 조수익을 올렸다. 법인 관계자는 “올해는 수박 출하가격이 많이 올라 지난해보다 조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해 수박의 출하단가는 10㎏기준으로 3만8000원이다. 고랭지 수박 주산지로 손꼽히는 재산면은 토질이 수박 재배에 적합하고 밤낮의 기온 차가 커 수박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해 서울 경기 대구 부산 제주까지 팔려나간다.
◆청년농부 지역에 돌아와 = 재산지구에서 이모작 재배의 성공 전망이 높아지자 5명의 승계농부가 들어와 공동영농에 참여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후계 청년들은 선진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기존 눕혀서 키우는 포복 재배를 수박 덩굴을 지지대와 유인줄을 활용해 세워 키우는 수직 재배로 바꿨다.
수직 재배는 기존 방식 대비 저비용인데다 관리도 편하다. 또 밀식도 가능해 시설 수박 생산량을 2배 이상 올릴 수 있다. 일본의 선도 농가를 직접 찾아가 지역 여건에 맞게 접목한 기술이다.
재산지구는 수박이 열리는 덩굴은 기존처럼 바닥에 눕혀서 재배하고 영양분을 공급받는 덩굴은 지지대를 설치해 수직으로 키워 추가 시설 필요 없이 7㎏ 이상 대형수박재배에 적합하다. 김윤하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법인이 공동으로 구매해 생산과 출하를 하면서 규모화 시키니 이제는 유통업체가 가지러 온다”며 “수박과 토마토 이모작으로 농가소득도 많이 올라 노지수박을 포함하면 보통은 4억원 정도, 특히 농사면적이 넓은 6개 농가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법인에 참가한 황창호씨는 “후계청년농부들이 들어오면서 최근 동네에 3년 만에 2명의 아기가 태어났고 외국인 계절근로자도 700명에 달한다”며 “농업대전환 덕분에 소득도 올라가고 마을에도 활기가 넘친다”고 활짝 웃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