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초대석 | 김규남 서울시의회 의원

“주민 삶 바꿀 조례에 온 힘 쏟을 것"

2025-07-16 13:00:06 게재

45년만에 특별조례 만들어 아이돌 연습생 지원 조례도

"당선된 지 하루만에 ‘재선 준비를 시작해야 하니 표 안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치를 시작할 때 생각이 들어 정신이 번쩍 들었고 눈앞의 표보다 의미있는 조례 만들기에 주력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청년의원인 저부터 변해야죠."

김규남(사진) 서울시의원은 올해 만 30세다. 마이스터고를 나와 한전에서 근무하던 중 구의역 사고, 태안 화력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접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및 인권을 위한 ‘특성화고 권리연합회’에 들어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낮에는 직장생활, 밤에는 대학에 다니며 분주하게 뛰어 다녔고 더 큰 변화를 만들려면 정치의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마를 결심했다. 2022년 서울 송파구에서 시의원에 당선됐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선 김 의원이 발의한 ‘풍납토성특별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농지세 감면 이후 45년만의 일이자 서울시에서 유일한 특별조례다. 문화재 보존 때문에 30년 이상 재산권이 제한된 풍납토성 주민들의 이주대책을 지원하는 것이 조례의 뼈대다. 특히 서울시 반대를 무릅쓰고 40년만에 앙각(문화재 보존 등을 위해 주변에 일정 각도 이상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것) 규정 완화를 이끌어 냈다. 이주대책용 주택 건축 시에는 앙각규정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김 의원은 또한번 서울시와 실랑이 중이다. 풍납동 주민 이주를 위해 주택 특별공급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조례를 추진 중이다. 그는 "국가정책 때문에 수십년간 손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공공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혼자 걷는 밤’이라는 싱글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자신이 만든 청소년 문화예술 권익보호 지원조례, 일명 아이돌연습생지원조례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겪어보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풍납토성 주민들은 제 지역구 유권자의 1/3밖에 되지 않고 아이돌연습생 지원조례도 데뷔에 실패한 연습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당장의 표 보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조례를 만들고 싶었고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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