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통령 일정 안잡혀 ‘울상’
타운홀미팅 우선순위에서 밀려
대구시·경북도 “이러다 왕따?”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대구경북 출신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이 선출됐으나 대구경북은 울상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타운홀미팅 일정에서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후순위로 밀리고 있어 대구경북 ‘패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지난달 20일 울산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를 방문한데 이어 지난달 25일 광주와 이달 4일 대전에서 각각 타운홀미팅을 개최하고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 18일에는 부산에서 타운홀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과 관련한 대통령의 타운홀미팅은 일정이 잡히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애초 지역에선 지난 11일 대구, 18일 경주에서 타운홀미팅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11일 대통령은 서울 지역에서 오·만찬 일정만 진행했고, 18일에는 부산을 방문한다.
앞서 광주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전남지역의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사업의 물꼬를 터주자 같은 군공항 이슈가 있는 대구경북 입장에서 더욱 조바심이 났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부가 직접 주관하겠다”며 대통령실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전담팀을 구성해 범정부 차원에서 광주의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 타운홀미팅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9일 국정기획위원회를 찾아 지역현안사업의 국정과제 반영 등을 요청했다.
김 대행은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과 박수현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TK신공항 성공 추진, ‘대한민국 AI로봇 수도’ 건설 및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 맑고 안전한 물공급을 위한 취수원 이전, 동북아 최고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세계가 찾아오는 글로벌 문화예술도시 건설 등을 건의했다.
홍준표 전 시장이 지난 4월 시장직을 내려놓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현재 행정부시장이 시장직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대구시는 더욱 한계를 느끼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은 많은데 시장이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며 “새정부 출범초기에 지역 현안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비슷한 처지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최근 암발병 사실을 공개하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공항 건설사업 외에도 오는 10월말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북동부 초대형 산불 피해복구 등 정부의 협력이 필요한 현안이 많은 경북도 입장에서 현 정부와 소통할 창구가 절실하다.
경북도는 이재명정부 출범 후 발빠르게 새정부 국정과제 기획추진단을 발족하고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보고회를 개최해 지역별 국정과제를 발굴해 정부안으로 관철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거물급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모두 유고상태인데다 비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없어 이재명정부와 소통하지 못하는 사실상 고립무원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