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리아 수도 정밀 공습

2025-07-17 13:00:06 게재

국제사회 강력 반발

네타냐후 리더십 흔들

이스라엘이 16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하며 중동지역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대통령궁 인근 군 본부와 국방부 진입로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AFP통신은 이날 시리아 남부의 스웨이다와 데라 지역도 함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습 대상은 시리아 정부의 군사 거점으로, 4층짜리 건물 일부가 붕괴될 만큼 강도 높은 타격이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군사작전이 시리아 정부군의 드루즈족 탄압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최근 시리아 남부에서 드루즈족 민병대와 주민들이 정부군의 무력 진압에 직면하고 있으며, 군사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시리아가 스웨이다에서 병력을 철수하지 않는다면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루즈족은 시리아 내 소수 민족으로 최근 정부군과의 충돌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한 상태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7월 13일 이후 무력 충돌로 3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09명은 드루즈족, 그중 40명은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27명은 정부군에 의해 즉결 처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스웨이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의혹에 대해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드루즈족 민병대는 정부와의 휴전 발표에도 “스웨이다가 해방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충돌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이번 공격을 규탄하며 중동 정세를 악화시키지 말 것을 경고했다. 미국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양측과 접촉 중이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현 정세를)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번 공습이 “시리아 정부의 안정화 노력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비판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시리아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회의는 이르면 17일 열릴 전망이다.

외교와 군사 양면에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 정치 상황도 불안정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또다시 연립정부 내 초정통파 정당의 이탈을 맞이하며 소수정부를 이끌게 됐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11석)은 초정통파의 병역 면제 관련 법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앞서 토라유대주의연합(7석)도 같은 이유로 이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20석 중 64석을 확보했던 네타냐후 연정은 53석만 남기며 소수 정부로 전락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초정통파 유대교도에게 병역을 면제해왔다. 이들은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이후 유대인의 학문과 종교 전통을 보존해왔다는 이유로 징집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며 병력 부족이 심화하자 네타냐후 정부는 초정통파에게도 병역을 확대하려 했다. 이에 반발한 정당들이 잇따라 연정을 떠나고 있다.

샤스당은 정부 불신임안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네타냐후의 국정 운영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야당인 예시아티드 대표 야이르 라피드는 “이제 이스라엘엔 실질적인 통치력이 없는 소수 정부만 존재한다”며 “이런 정부는 군대를 전투에 보낼 수도 외교 협상도 주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12월 극우 및 초정통파 세력을 규합해 정권을 재창출했지만 지금은 외교적 고립과 국내 정치 불안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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