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집사 게이트’ 기업인 소환
‘수상한 투자’ 김건희 관련성 조사
법원 ‘도피 김예성’ 체포영장 발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이른바 ‘집사’ 김예성씨가 관여한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대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시작했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 특검팀은 17일 오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민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김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렌터카 플랫폼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가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수십억원을 투자한 경위를 물을 예정이다. 특히 투자 결정 과정에서 김 여사와 김씨 간의 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증권금융과 키움증권은 2023년 6월 사모펀드를 통해 각각 50억원과 10억원을 비마이카에 투자했다.
당시 HS효성 계열사(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30억원), 신한은행(30억원) 등도 비마이카에 투자했다. 이와 관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오는 21일 조사를 받을 예정이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검은 “1차 출석 이후 추가 소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검은 기업들이 투자 과정에서 ‘오너리스크·형사사건’ 관련해 김 여사의 영향력을 기대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투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특검팀은 베트남으로 도피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16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특검팀은 언론 알림을 통해 “법원은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전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특검은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특검은 “김씨가 귀국하면 집사 게이트뿐 아니라 코바나컨텐츠 뇌물 의혹 사건 수사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 특검팀은 이날 ‘명태균 게이트’ 관련 공천개입 제보자 강혜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9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강씨는 2022년 대선 관련한 비공개 여론조사와 김영선 전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정치 브로커’ 명씨가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이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강씨는 김 전 의원 보좌관·회계책임자를 지냈다.
강씨는 이날 자신과 김 전 의원이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 100여건의 여론조사 및 관련 데이터 메시지 등을 임의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공천 개입 의혹에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에 대한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