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료 청문회…‘보고서 채택 거부’로 응수
국민의힘 “무자료 무증인 청문에 대한 문제제기”
민주당 “새 정부 국정 발목잡기에 불과” 비판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 1명만 보고서 채택
16일까지 11명의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이 가운데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1명에 불과하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은 여야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의 입장 선회로 불발됐다. 17일 오전 현재 각 상임위에서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버티기 식의 성의 없는 청문회를 비판하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여당은 새 정부의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장관 임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국정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자료 제출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증인도 없는 무자료 무증인 청문회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당이 사실상 청문회를 보이콧한 것처럼 흘러갔기 때문에 특정인에 대해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지 말지를 고민하기보다 이런 형태의 청문회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민 여론을 계속 귀담아 듣고 있으며, 지금 상황에서는 전반적으로 보류를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번주 일요일에 있을 의원총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그런 과정을 거친 후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는 15일에 이어 16일 이틀째 열렸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지난 15일 여야 합의로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으나 국민의힘 위원들이 개의 10분 전 불참을 통보하며 무산됐다. 16일 오후 다시 개최된 회의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정회됐다가 자정을 기해 자동산회됐다.
이와 관련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재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합의했다. 그러나 어제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방금 전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도 또다시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여야간의 합의정신을 파기하며 국회 운영의 기본적인 원칙마저 부정하는 것으로,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거래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협치’의 모습을 기대하며 여야간 합의를 통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바라고 있지만 야당은 채택을 거부하며 정부여당의 ‘깜깜이 청문회’를 부각시키면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위한 지렛대로 삼는 듯한 모습이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전날 열린 과방위 청문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피켓 시위로 파행 소동을 빚었지만 청문 보고서 채택 회의는 무난히 진행됐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