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 양현석 전 대표 유죄 확정
‘래퍼 수사무마’ 보복협박 혐의
대법, 징역 6월에 집유 1년 확정
래퍼 비아이(BI·김한빈)의 마약 혐의를 무마하고자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가 비아이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하자 수사를 무마하려 한씨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양 전 대표의 발언이 한씨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2심에서 검찰은 면담강요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검찰은 “양현석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제보 진술을 번복하도록 하는 것은 위력 행사에 해당한다”며 “전혀 반성이 없으며 피해자와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엄중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27일 결심공판에서 양 전 대표는 “지난 4년간 억측이 난무하면서도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다”며 “내 소견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유명인이 갖춰야 할 소명이 무엇인지 성찰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K팝 후배를 양성하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협박에 대해서는 해악 고지 증거가 없고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검찰이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양현석의 질타와 회유의 발언은 인정되나 구체적 해악의 고지가 포함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양현석의 표현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구체적 해악의 고지가 증명되지 않는 이상 협박이나 강요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YG엔터 대표인 양현석이 사회적 지위가 열등한 피해자를 사무실로 불러 경찰 추가진술에 앞서 진술 번복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자유로운 진술이 제약되고 형사사법 기능의 법익이 침해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다만 결과적으로 김한빈의 처벌이 이뤄진 점, 김한빈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범행에 나아갔던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