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3년 더 늦춰져

2025-07-18 13:00:24 게재

노후시설·위생개선 지연

10월 착공 2029년 준공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가 다시 3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해양수산부는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신축공사 시공업체로 선정된 에이치제이(HJ)중공업이 오는 10월 공사에 착공해 2029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매가 끝난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 바닥이 어지럽혀져 있다. 사진 정연근 기자
해수부는 하루 전 시공업체 선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공사 착공과 완료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1973년 건립돼 낡은 시장 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1963년 현재 부산 국제여객터미널부두 자리에 부산종합어시장으로 개장한 부산공동어시장은 1973년 현재 위치로 옮겼다.

2000년 이후 낡은 시설 뿐 아니라 생선을 바닥에 깔아놓고 경매하는 비위생적인 경매방식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시장 현대화 사업이 검토됐고 2015년 사업기간을 3년으로 해 2018년 준공목표로 한 정부예산이 반영했다.

하지만 설계내용과 사업비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준공시기는 2020년으로, 2022년으로, 2026년으로 세 차례 연장된 후 이번에 다시 네 번째 연장됐다.

◆수협 공동사업법인이 추진 =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2015년 부산시수협 경남정치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대형선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등 5개 수산업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설립한 부산공동어시장 조합공동사업법인이 시행주체가 돼 추진했다.

2017년 기본·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지만 설계대로 건축할 경우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총사업비보다 1170억원 이상 초과될 것으로 예상돼 2018년 용역이 일시 중단됐다.

2020년에는 조공법인 총회에서 시장을 공영화해 부산시가 주도해 사업을 진행하기로 의결했지만 이듬해 조공법인이 △시장가치상승 △위판수익 회복 등을 이유로 공영화를 포기하면서 사업이 다시 중단됐다.

이후 2021년 8월 부산시와 조공법인 측이 사업 재개에 합의하면서 중간설계가 진행됐고, 2022년 중간설계가 확정됐다. 2022년 9월에는 시장측에서 사업기간 연장을 요청해 재정당국과 협의 후 사업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

2023년 조달청 중간설계 적정성 검토를 완료하면서 재정당국과 협의, 총사업비를 1729억300만원에서 2283억8500만원으로 늘렸지만 연면적은 7만6837㎡에서 6만407㎡로 줄였다.

지난 16일 시공업체를 선정하면서 최종 확정한 사업면적과 예산은 6만4247㎡, 2412억원이다.

◆완전 자동화시스템은 안 돼 =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이 그동안 이해관계자 사이 이견 등으로 장기간 지연되면서 2024년 국회예산정책처는 ‘조속한 착공’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도 발표했다.

시장 현대화 사업은 공사 기간에도 위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비수기를 중심으로 3단계로 나눠 철거 및 신축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4만3134㎡ 규모의 위판장은 2만6695㎡로 줄어들고 피쉬펌프를 통한 자동하역시스쳄이 도입된다. 자동하역시스템은 고등어를 중심으로 한 선망어선들의 하역작업에 적용하고 저인망·정치망 등 어선은 지금처럼 일반 하역을 통해 작업한다. 고등어 하역에 자동하역시스템을 도입하지만 노르웨이처럼 어선에서 가공공장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시장 부두 옆에 가공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피쉬펌프를 통해 자동하역해도 시장에서 포장해 가공시설로 옮기는 유통과정이 필요하다.

냉동창고는 6629㎡에서 7508㎡로 늘어난다. 소매판매장도 새롭게 들어선다. 비위생적인 시스템으로 지적받고 있는 바닥경매는 없앨 예정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금은 시멘트바닥에 생선을 하역한 후 선별하고 나무상자에 담아 경매를 진행하지만 현대화사업 이후에는 바닥에 팔레트나 스테인레스 판을 깔고 하역·선별한다.

갈매기나 비둘기 등이 위판장 안으로 날아드는 것을 막고 빗물이 경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설비도 갖추기로 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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