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발목 잡는 ‘도주·잠적’

2025-07-18 13:00:41 게재

피의자 도주, 참고인 출석 않고 뭉개기도

소환 시간 끌기 ··· 특검 “의혹 해소” 당부

수사로 갈길 바쁜 김건희 특검팀이 주요 피의자 도주와 참고인의 잠적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검은 출석 지연에 대한 대국민 호소도 내놨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 부인에 대해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김씨의 처 역시 신속히 특검에 소재 및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해 조사받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의 처 정 모씨는 지난 6월 29일 해외로 출국하려다 출국금지로 막히자 국내에서 잠적한 바 있다.

앞서 특검팀은 16일 해외 도피 중인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지명수배했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 절차에 들어갔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2023년 6월 사모펀드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인 렌터카 플랫폼사에 대기업 5곳 등에서 184억원을 투자받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 투자 과정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있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아내 정씨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를 통해 지분 46억원을 처분해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태국을 거쳐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특검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 뇌물 협찬 의혹에도 관여되어 있다.

한편 삼부토건 주가조작 가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해 특검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7일 오후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에 사전 통보 없이 불출석했다. 특검은 “변호인에게도 알리지 않고 출석하지 않아 도주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경영진이 허위 사실로 주가를 올린 뒤 3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기는 과정에서 지분 승계 실무를 담당하고, 우크라이나 포럼 참석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특검은 공천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 출석조사가 예정됐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는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중요 사건 관련자로 언급되었음에도 재판 일정이나 개인 사정 등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출석 일자를 장기간 미루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구체적 인물을 특정하지 않고 명태균씨 관련 사건으로 알려진 정치인들과 유명인들 정도로만 표현했다.

특검은 지난 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국회 사무실과 자택, 김영선 전 의원 자택, 김상민 전 부장검사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윤한홍 의원의 경우는 특검이 지정한 날짜에는 출석하기 어렵다며 “서면으로 충실히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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