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로 여론 맞서다 국정 동력 발목 잡을 수도
인사, 임기초 대통령 부정평가 핵심요인
“국민여론 수용, 현안 추진동력으로 가야”
18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7월 3주차 여론조사(15~17일. 1000명. 가상번호 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2.8%.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에 대해 긍정 64% 부정 23%였다. 1주 전과 긍·부정 수치가 비슷한 흐름이다. 다만 부정평가 요인과 관련해 ‘인사’ 문제를 꼽은 비중이 소폭 올랐다. 이재명정부 첫 내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집중적으로 진행된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에서도 첫 내각 인사는 대통령의 직무평가 핵심요인으로 작동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인사문제가 대통령의 부정평가 등락을 좌우해 왔다. 최적의 인물이라고 선택했던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이뤄진 배경이기도 하다.
윤석열정부는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4명, 문재인정부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4명, 박근혜정부는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 등 3명, 이명박정부는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 낙마했다. 자진사퇴 형식이지만 대통령의 결단이 결정적이다. 특히 인사청문회 정국 이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정책현안 등으로 넘어간다는 상황을 고려해 인사를 둘러싼 시비가 국정동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청문회 정국에선 강선우 여성가족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됐다. 국민의힘은 물론 조국혁신당과 여당 일부 의원, 민주당보좌진 등 우군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청문회 일정이 마무리되는 이번 주말까지 여론을 지켜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에서 이진숙, 강선우 후보자 논란을 두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치라고 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정치다. 그렇기 때문에 민심을 거역해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주말까지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은 오히려 야당의 공세가 다른 후보자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다분히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면서 “청문회 후에도 여론이 개선되지 않는데 그냥 밀고가는 것은 오히려 국정동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현안 중심으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는 시점이 다가오는데 인사청문 정국의 부정적 요인을 끌고가는 것이 정치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편, 한국갤럽의 민주당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선 정청래 후보 30% 박찬대 후보 29%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정청래 47% 박찬대 34%였다. 2주 전과 비교하면 양자 격차가 3%p 줄었고, 민주당 지지층 기준 격차는 4%p 늘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