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말씀’ 대신 ‘토론하는 취임식’ 선택한 구윤철 경제부총리
취임식서 직원들과 자유 대화·토론으로 소통강화
‘혁신 첫걸음’ 주제강연 뒤에는 직원들과 자유토론
자유토론서 실국칸막이 없애는 소통플랫폼 제안도
이재명정부 첫 경제부총리의 취임식은 기존과 달랐다. 훈화말씀식 취임사 대신 강연과 자유토론으로 분위기를 녹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부총리와 함께 하는 혁신 첫걸음-기재부가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새로운 기획재정부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취임식은 기존방식의 부총리 취임사 대신 주제강연과 직원들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기재부 혁신방안을 기관장이 선포하는 방식 대신 직원들과 소통하며 향후 변화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구 부총리는 강연에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핵심사원으로, 다른 부처에게는 파트너로 혁신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획재정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획재정부 혁신을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기재부 직원들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핵심사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주인 국민에 대한 친절한 봉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의 주인인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획재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획재정부가 ‘다른 부처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에서 다른 부처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하기 보다 도와주고 밀어주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구 부총리는 “관계 부처와의 협력과 융합, 지원”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해법을 찾자”고도 주문했다. ‘현장 중심 문제 해결사’가 되어 항상 현장의 어려움을 살피고 모든 사고를 현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부총리는 또 “혁신의 아이콘이 되자”고 제안했다. 항상 깨어있으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업무와 결합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에게는 파격적 보상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똑똑한 일터’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대면보고·대면회의 등 불필요한 형식을 최소화하고,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부총리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소통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연이 끝난 뒤 구 부총리는 직원들의 질의에 응답하며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졌다. 직원들은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던 일 △업무에 임하는 자세 △공직생활의 다짐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민간에 뒤처지지 않고 성과를 내는 혁신 노하우 등 강연내용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일부 직원들은 △실국에 관계없이 업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소통플랫폼 △단순 반복적인 업무의 AI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등의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구 부총리는 “오늘 나온 아이디어를 정리해, 실현 가능한 것부터 즉시 시행하겠다. 혁신은 현장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소통 기회를 통해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기획재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강영규 기재부 대변인은 “이번 취임식은 기획재정부가 새로운 혁신을 위해 첫걸음을 떼겠다는 취지와 각오로 준비했다. 취임식을 계기로 기재부가 보다 국민 친화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