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전문가’ 김태유 교수
“기후변화, 너무 걱정 안해도 돼”
부산강연서 “기후위기 다른 견해 많아” … 해수부 ‘해양산업부’ 전환 주장
북극항로가 열리는 기회를 우리나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김태유(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후변화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를 밝혀 주목된다.
북극항로 이용과 기후변화 연관관계는 국제사회에서 핵심 관심사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북극항로 개통에 대응한 거점항구를 확보하는 것이 부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강연 후 참석자들과 문답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북극얼음이 녹아 바다가 열리면 이것을 이용하는 기회도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한데, 북극항로를 준비할 때 어떻게 고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김 교수는 “고급 정보가 많은 미국의 대통령이나 노벨상 수상자 중에도 기후변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거리가 짧아 북극항로 이용이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게 아니라 지연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이 녹으면서 선박이 운항할 기회가 커지는 것과 함께 북극얼음의 변화가 기후에 미칠 영향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북극연안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이사회의에서 북극해운을 담당하는 ‘북극해양환경보호’(PAME)그룹은 “(북극의) 눈과 얼음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며 “이는 지역 생태계와 지구 기후시스템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고 명시했다.
‘PAME’는 기후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고 △북극 너머에서 극단적인 기온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극 기후 변화의 영향은 고위도와 그 너머에 걸쳐 느껴지며 지구 환경, 경제 및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극지연구소도 북극항로 이용에 대해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김주홍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여름철 북극바다를 덮고 있는 해빙이 녹아 바다가 열리면 자연순환이 깨지고 북극발 이상기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위도의 제트기류가 약해져 아래위로 크게 출렁이며 폭염과 한파 폭우가 빈번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7월 4일 내일신문 기사 ‘"북극항로" "부산" … 어수선한 해수부, 서해바다 이상없나’ 참조
신형철 극지연구소장도 지난달 10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친환경 북극항로 포럼’에서 “호모사피엔스 역사 이래 선박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북극 바다가 열린 것은 처음이지만 북극항로를 준비하는 일을 경제적 프로젝트로만 끝낼 수 없다”며 “(북극항로 준비는) 대한민국의 전지구적 빅 픽처(큰 그림)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날 북극항로 준비를 위해 부산으로 이전하는 해양수산부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참석자들에게 “(북극항로 준비와 새로운 성장동력, 국가균형발전 등은) 해수부가 부산에서 북극항로를 주도하면 빨리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해수부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수부가 해양산업부로 바뀌어서 에너지 자원산업을 관장해야 부산이 본격적으로 동북아 거점항구 기초를 만들 수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