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반탄 대 찬탄’ 구도 재연되나
김문수 출마로 ‘윤 어게인’ 가속 … 한동훈, 쇄신 연대 모색
장동혁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 위한 싸움에 당당히 나설 것”
조경태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세력과 완전히 결별”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다시금 ‘친윤(윤석열) 대 반윤’ 또는 ‘반탄(탄핵 반대) 대 찬탄(탄핵 찬성)’ 구도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났던 ‘윤 어게인’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대선에서 찬탄과 반탄으로 갈렸던 이들은 대선 패배 이후 쇄신 내용을 두고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양쪽은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극우 대 반극우’ ‘자유민주 대 반자유민주’라는 프레임을 걸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금명간 출마 기자회견을 계획 중인 장동혁 의원은 2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과 반자유민주세력의 싸움이 됐다. 이 싸움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 “당이 나눠지는,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면 반은 혁신이지만 상당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고, 전한길 씨의 입당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입당을 받아들여야 하고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말해 전 씨 입당을 용인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12.3 불법 계엄으로 인해 대선에 패배했다고 진단하는 당권 주자들은 내란 세력과의 절연을 다짐하며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내 쇄신파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과 최근 차례로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출마 전 몸풀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한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반극우 쇄신 연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의원은 21일 오전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김문수 전 장관의 출마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정치적 반동”이라면서 “아직도 이른바 친윤이라고 하는 분들이 이 당의 주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쇄신파들이 조금 더 똘똘 뭉쳐서 쇄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었는데 김문수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윤 어게인이 본격화됐다”면서 “윤 어게인으로 가면 이제 이 당은 거의 망하는 길로 간다, 회복 불능한 불가능한 그런 상태로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이 순간에도 ‘윤석열을 지키자’, ‘부정선거를 밝히자’고 선동하는 세력은 분명히 극우가 맞다”면서 “우리의 주인인 국민과 당원을 위해서 우리 국민의힘이 극우정당의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21일 오전 6선의 조경태 의원도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 의원은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대혼란에 빠뜨려 우리당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간 세력들을 청산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면서 “만약 이번 기회마저 어정쩡하게 넘어간다면, 우리당은 국민들의 외면 속에서 민주당의 공격은 물론 극우세력에게까지 둘러싸이는 사면초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2일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가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나경원 의원은 20일 불출마 선언을 했고 안철수 의원과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장동혁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고 한 전 대표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