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쉬운 우리말 확산에 관심 갖기를
21일부터 24일까지 ‘2025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벌써 17회를 맞이한 한국어교육자대회는 해외 세종학당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교육자 등 한국어 교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연수회입니다. 올해엔 전세계 49개국 세종학당 107개소의 교원 162명을 비롯해 300여명의 교원이 참석합니다.
김혜경 여사도 영상 축하를 보내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의 노고와 헌신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씨앗이 전세계에 퍼져 앞으로 찬란한 우리 문화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격려했습니다.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가 성황리에 열리는 것을 보면서 새삼 우리 사회에서 우리말을 얼마나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할 때 외국인들도 바른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특히 쉬운 우리말 사용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학력이나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소통과 이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쉬운 우리말 사용은 인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특히 공공언어와 관련해 쉬운 우리말 사용은 중요합니다. 국어기본법엔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 등을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문서 등에는 여전히 어려운 한자어들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외래어들도 많이 사용되는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분야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사업’이라는 사업 이름을 보면 ‘부트캠프(Boot camp)’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부트캠프는 원래 군대의 신병 훈련소를 뜻하는 말이며 최근엔 짧고 집중적인 교육을 의미하는 말로 활용되곤 합니다. 정책 이름이 어려우면 국민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난달 본지엔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기고가 실렸습니다. ‘AI’에 대한 질문에 ‘인공지능’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답변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AI’와 ‘인공지능’을 섞어서 사용하던 이 대통령이 한 간담회에서 ‘AI’를 사용한 질문에도 ‘인공지능’이라고 답변하면서 의도적으로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고자 노력했다는 내용입니다.
쉬운 우리말 사용이 권장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실천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민주권정부에서 쉬운 우리말 사용에 보다 관심을 갖고 쉬운 우리말 사용을 진작시킬 수 있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정책을 펼치길 기대합니다.
송현경 정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