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상반기 3조원대 적자 예고

2025-07-22 13:00:05 게재

관세 여파 25억유로 충당금

중국 전기차 생산전략 유지

세계 5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올해 상반기 23억유로(약 3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중, 미-EU 간 긴장 고조에 따른 미국의 고율 자동차 수입관세에 대비한 충당금 설정이 손실의 주요 원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21일(현지시간) 중국산 및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미국 관세에 대비하기 위한 회계 충당금 25억유로(약 4조원)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는 “이는 향후 예상되는 관세 영향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충당금 설정에도 불구하고 스텔란티스의 기본적인 영업력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순손익은 적자로 전환됐지만, 조정 영업이익률 기준으로는 9.0%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순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883억유로(약 142조7600억원)를 기록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규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전략 조정과 제품 혁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및 수출과 관련된 전략적 파트너십은 계속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텔란티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 리프모터(Leapmotor)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의 고율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면 이 사업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실적 발표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치는 관세 충격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텔란티스는 하반기 북미 시장에서 신모델 출시 확대, 고정비 절감 등의 전략을 통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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