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기금화 추진…모든 중소기업 대상
대선 공약, 국정과제 검토
연 수익률 6~8% 수준
여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퇴직연금 기금화의 골격안을 내놨다. 퇴직연금을 현행 계약형에서 기금형으로 전환하고 가입 대상자를 넓히면서 현행 2%대에 그치는 운용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통합기금형으로 운영하면 장기적으로 연 6~8%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치도 내놨다.
22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제도의 구조적 개혁을 위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퇴직연금을 공적 연금화하고, 공적연금에 대한 국가 역할을 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국정기획위 국정운영계획 5개년 TF팀장을 맡고 있다.
개정안 내용을 보면 우선 종업원 30인 이하 중소기업만 가입하는 현행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푸른씨앗)’의 가입대상을 모든 중소기업으로 넓히기로 했다. 푸른씨앗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용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다.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모아 공동의 기금을 조성하고, 공단이 자산 운용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민간 퇴연금과 다르다. 또 기존 계약형 방식만 허용됐던 퇴직연금 운용에 더해 ‘기금형’이 새롭게 도입돼 가입자는 직접 투자 상품(계약형)이나 전문가가 통합 운용하는 기금(기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도 마련됐다. 근로복지공단뿐 아니라 요건을 충족한 민간 퇴직연금사업자도 기금운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복수기금 간 수익률·수수료 경쟁이 촉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퇴직연금기금전문운용사 제도를 도입해 금융위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전문운용사가 운용을 전담하도록 했다. 자산운용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높이겠다는 취지다.
가입자는 2년 경과 후 희망하는 기금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최소 3개 이상의 기금 선택권이 제공된다.
안 의원은 “현재 퇴직연금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2.31%에 그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상품 구조의 복잡성과 제한된 선택권 때문에 대다수 가입자가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적립해 퇴직연금 자산이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부터 30인 이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푸른씨앗)’는 공적 기금 방식의 통합 운용으로 지난 3년간 누적 수익률이 20%를 돌파했다”며 “지난해에는 6.52%, 올해 상반기 7.46% 등 우수한 성과를 보여 기금형 제도의 필요성과 효과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은 효과가 입증된 ‘기금형’ 모델을 전체 사업장과 근로자 대상 퇴직연금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더불어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가입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전문가의 통합 운용을 통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라며 “이를 통해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래의 기능이 실질적으로 강화되고, 시장 경쟁을 통한 수익률 개선과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