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탄핵 찬성> 장동혁 출마…반탄-찬탄<탄핵 반대> 빅매치?
장 “내부총질 용납 안 된다”
대통령실 출신 주진우 출마
찬탄 한동훈 막판까지 고심
반탄(탄핵 반대)을 외쳤던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주진우 의원도 출마 뜻을 밝혔다. 전대가 반탄과 찬탄(탄핵 찬성)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해 ‘탄핵 공방’을 매듭짓는 빅매치가 될 지 주목된다.
장 의원은 23일 “계엄은 수단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윤석열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의회폭거를 저지른 민주당에게 계엄 유발의 커다란 책임이 있다”며 “의회 폭거를 저지르는 민주당과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내부총질만 일삼았던 국민의힘에게도 계엄 유발의 나머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내부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서 극우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찬탄파를 겨냥했다. 장 의원은 또 “다음 총선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인적쇄신을 하겠다”며 “‘싸우지 않는 자 배지를 떼라!’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 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60여명으로 추산되는 친윤 의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 서정욱 변호사는 22일 YTN 라디오 ‘이익선·최수영의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전통적인 우파 유튜버들이나 친윤들이 압도적으로 김문수에서 장동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검사 후배이자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 의원도 24일 전대 출마 회견을 갖는다. 주 의원은 23일 SNS를 통해 “당내 만연한 갈등과 무기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젊고 강한 보수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출마 뜻을 밝혔다.
앞서 반탄을 외쳤던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도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출마의 후광을 업고 선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19대 대선(2017년 5월 9일) 직후 치러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도 대선후보 출신인 홍준표 전 지사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표에 당선됐다. 김 전 장관 입장에선 ‘대선후보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반탄 진영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한 전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이재명정부를 비판하고, 당의 극우화를 경계하는 메시지를 연신 내놓고 있다. 전대 출마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다만 친한계에서는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친한계 인사는 “아마 후보등록일(30일)에 임박해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최근 (친한계) 의원들에게 출마와 관련된 언급을 삼가해달라는 함구령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가 출마로 기울면 8월 전대는 반탄과 찬탄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맞붙는 빅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전 대표와 장 의원은 한때 친한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을 갖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끈다. 한 전 대표는 2023년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장 의원을 사무총장에 발탁했다. 이듬해 7월 전당대회에는 대표와 최고위원에 함께 출마해 둘 다 당선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당시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렸다. 하지만 12.3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정치적으로 갈라섰다. 최근 장 의원이 SNS를 통해 “연일 내부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프레임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하자, 한 전 대표는 “불법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 선동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극우 ‘프레임’이 아니라 극우가 맞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