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집사게이트 ‘수상한 투자’

2025-07-23 13:00:16 게재

한국증권금융 등 왜 부실회사 투자했나

김건희특검, 오늘 투자사 2차 소환 조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집사게이트’ 관련 기업을 상대로 2차 조사를 벌인다.

민 특검팀은 23일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등 투자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24일에는 유니크, 중동파이낸스에 대한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앞서 특검은 지난 17일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조사했고, 21일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1차 조사 기업인 중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만이 조사를 받지 않았다.

오정희 특검보는 22일 “조 부회장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신속히 귀국 및 출석 일자를 밝히고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조사 기업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보유한 렌터가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2023년 6월 무렵 5000만~10억원을 투자한 곳들이다. 1차 조사 대상이었던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으로부터도 10억~50억원씩 총 184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누적적자가 수백억원대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 점과 김씨가 차명 회사를 통해 46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의혹으로 불거지고 있다.

특검은 “형사사건 및 오너리스크 등이 존재했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IMS모빌리티에 이해하기 어려운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IMS모빌리티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에 부채가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한국증권금융은 50억원, HS효성그룹 계열사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공공성과 보수적 투자 성향을 보이는 한국증권금융이 가장 큰 금액을 선순위로 투자한 점이 의문을 낳는다. 리스크가 큰 회사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보수적 한국증권금융 적자 회사 투자 =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증권시장 유동성 보강과 투자자 예탁금 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 회사다. 최대주주는 한국거래소로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때는 증권시장 안정화 기능을 담당하기도 했다.

임기제인 역대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출신들이었고 윤 전 사장은 금융위원회 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현 김정각 사장도 FIU 원장 출신이다.

관련 의혹에 대해 한국증권금융측은 “보수적인 기관이 맞다”면서도 “벤처기업투자의 경우 사업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해당 건은 재무적 관점에서 사업성장성을 보고 검토해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에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HS효성의 투자 시기는 2024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로 최고 경영진이 경고처분을 받기 직전과 겹친다. 당시 공정위는 조 부회장의 16년간 차명주식 보유기업 계열사 신고 누락을 지적했다. HS효성은 또 2024년 상반기 그룹 인적분할을 앞두고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HS효성측은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자동차사업 관련성 등을 고려해 투자했다”며 “당시 집사로 언급된 인물은 전혀 인지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해명했다. 또 “부실한 기업에 로비를 위해 투자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카모, 금융당국 조사 받던 시기 =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3월 ‘택시콜 몰아주기’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받았다. 그해 하반기부터는 가맹사 이중계약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는 상황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측은 “렌터카 중계 플랫폼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IMS모빌리티에 자연스럽게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의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의 경우는 2023년 5월 김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직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해 시세차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르던 시기다.

키움증권측은 “해당 건은 지분인수를 목적으로 한 조합에 출자한 것으로 단순 재무적 투자였다”며 “후순위 출자로 안정성을 확보했고, 보험대차 차량 중계 플랫폼 사업성·확장성을 판단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집사게이트와 관련해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하겠다”며 해외 도피 중인 김예성씨 대해서는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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