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노곡동 물난리는 ‘인재’
직관로 수문 고장 몰라
대구시 시설 관리 부실
지난 17일 발생한 대구시 북구 노곡동 침수피해는 마을 상부에서 하부 금호강으로 바로 배수되는 직관로 수문이 고장나 폐쇄되면서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침수피해 발생 당일 강우량과 금호강 수위 등을 따져보면 정상적으로 직관로를 통해 자연배수가 됐으면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시 금호강 수위는 19.5m로 마을 상부 고지유수지 수문개방 조건인 21m, 마을 하부 직관로 수문과 제진기 작동 조건인 수위 24m에 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관로 수문이 막히면서 시간당 50㎜에 육박하는 빗물이 3개의 제진기 배수구 쪽으로 쏠려 과부하가 걸리면서 작동되지 않았다. 북구 관계자는 “빗물펌프장의 직관로 수문이 닫혀 있었던 것이 직접적인 침수피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빗물펌프장의 수문이 고장난 줄도 몰랐고 제진기 정비도 꼼꼼하게 점검하지 않은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 곳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140여억원을 투입해 고지 배수시설과 게이트 펌프 등의 재난방지시설을 보완한 이후 10여년 동안 한번도 침수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시 도시관리본부가 관리하는 노곡동 직관로 내수문은 금호강 노곡교 수위가 24m에 도달하면 금호강의 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문이 폐쇄되고 게이트 펌프가 가동되는 구조다.
대구시는 민간 전문가 5명과 대구시 공무원 9명 등 14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22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시가 파악한 피해현황은 사업장 20곳, 주택 5곳, 자동차 40대 이륜차 1대 등 총 66건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