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후속 인선 놓고 부담감 커진다

2025-07-24 13:00:05 게재

장관 낙마자 모두 여성 … “30% 최대한 맞추겠다” 약속 지키기 난항

인사검증시스템 개선 필요성 안팎에서 거론 … “엄정함 더 갖추겠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 의혹 등으로 인한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23일 자진사퇴했다. 대통령실은 이진숙 교육부장관 지명철회에 이어 강 후보자 자진사퇴에 이르기까지 낙마가 이어지자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현역 불패’ 신화가 깨진 데다 낙마한 두 후보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 등에서 후속 인선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이 대통령,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통화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강 후보자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후보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지명한 지 30일 만이다.

강 후보자는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면서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민주당에게도 큰 부담을 지워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조속한 후속 인선에 돌입했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강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부는 물론 여당 내에선 한숨이 먼저 나오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번 낙마한 자리의 후속 인선은 처음보다 두 배 이상 힘들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사검증 기준이 더 엄격해지는 데다 여론의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마음 먹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가급적 논란이 일지 않을 만한 도덕성을 갖췄으면서도 여가부 개편을 이끌 만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찾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정치인 출신으로는 권인숙 전 의원, 정춘숙 전 의원, 남인순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은 폭넓게 후보군을 모색하는 작업을 거치는 게 맞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낙마한 두 장관 후보자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후속 인선의 어려움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성 장관 비율 30%’라는 목표치를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유사한 언급을 했던 만큼 이번 장관 인선 시 대통령실에서 여성 후보자 찾기에 공을 들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중 두 명의 후보자가 허망하게 낙마해 향후 여성 장관 후보자 찾기는 더욱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이번 강 후보자의 낙마는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급 중 공개적으로 거론된 낙마 사례로 보면 네 번째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참모 중에선 오광수 전 민정수석과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이 자진사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호응하는 모양해다. 애초 인사검증시스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던 강 대변인은 23일 사뭇 톤이 다른 대답을 내놨다.

강 대변인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과 관련해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 임명자를 찾기 위해 철저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살펴볼 부분은 있을 걸로 본다”며 “국민 여론과 함께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사 검증 절차에 조속함과 함께 엄정함을 좀 더 갖추겠다”고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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