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게이트’ 의혹 기업 연일 소환
유니크·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 조사 … ‘문고리’ 전 행정관도
김 여사 측근 이종호 대질 신문 ··· ‘도이치 재판 청탁’ 추궁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집사게이트’ 관련 기업을 상대로 연일 조사를 하고 있다.
민 특검팀은 24일 오전 안정구 유니크 대표와 이현익 한컴밸류인베트스먼트(구 중동파이낸스) 대표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전날에도 관련 기업 전·현직 경영진을 불러 조사했다.
민 특검팀은 23일 김 여사의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재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주포)로 지목된 이정필씨와 이 전 대표를 5시간가량 대질신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11월 이 전 대표가 기소된 이후 이씨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게 힘써주겠다”며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0여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 조사를 받은 뒤 이날 다시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민 특검팀 핵심 수사 대상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 여사 연관성이 제기되는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임성근·조병노 구명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아들을 상대로 구치소 이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연경 전 행정관 소환 조사 = 특검팀은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불러 9시간가량 조사했다.
특검은 조 전 행정관을 상대로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순방할 당시 불거진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 모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순방에 동행하면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비선’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때 신씨는 관용여권을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특검팀은 최근 외교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또한 김 여사는 순방 당시 6000만원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재산 신고 내역 누락 논란이 일자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특검은 문고리 3인방 중 나머지 유경옥·정지원 전 행정관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이다.
◆집사게이트, 기업 2차 조사 = 민 특검팀은 ‘집사게이트’ 의혹 관련해 기업인을 상대로 2차 출석 조사를 진행했다.
집사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하고 지분도 보유한 렌터가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가 2023년 6월쯤 대기업·금융회사로부터 ‘특혜성 투자’ 184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정근수 신한은행 전 부행장,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23일 오전부터 조사했다. 이들은 대체로 김 여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사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는 1차 조사 대상 기업 중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다음 달 1일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조 부회장이 변호인단을 통해 오는 31일 귀국해 내달 1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또 다른 회사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9개 회사가 사모펀드를 통해 184억원을 투자한 이후 KB캐피탈도 20억원을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것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문 특검보는 “(집사게이트 조사 대상이) 몇 개 회사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면 그런 회사들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개입’ 정치인 조사 시작 = 한편 민 특검팀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관련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의혹은 조 의원이 20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서초갑 지역구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명씨가 책임당원 명부를 활용, 불법 여론조사로 당내 경선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조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그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공천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데 당시 국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윤 의원이다.
특검은 지난 8일 윤 의원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후 휴대전화를 특검에 임의제출했다. 윤 의원측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특검에 제출했다”며 “소환조사에도 기억나는 대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 출석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