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뢰 굳건히 하는 게 주요책무”
김상환 새 헌법재판소장 오늘 취임
오영준 재판관도 … 9인 체제 완성
헌법재판소는 오늘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취임하면서 3개월 만에 ‘9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실상 9개월간 재판관 공석이 이어졌지만 재판관 9명 모두 앞으로 약 4년간 임기가 겹쳐 9인 재판관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오전 11시 김상환 신임 헌법재판소장과 오영준 재판관 취임식을 가졌다.
김상환 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헌법재판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결정을 통하여 쌓아온 ‘국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저에게 맡겨진 주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통하여 우리 헌법의 의미와 가치를 성실하게 구현할 때, 헌법재판권한을 부여한 국민의 믿음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판부의 공백이 비로소 해소되고, 온전한 재판부의 심리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며 “국가권력이 헌법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재판 본연의 역할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소장은 필요한 제도 개선과 정보화시스템 개발 및 헌법연구관과 사무처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또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실제로 외부의 부당한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으로도 흔들림 없는 독립성을 보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독립성이나 공정성이 의심받는 위치에 둠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김 소장과 오 재판관 임명을 재가했다. 김 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64인 중 찬성 206인으로 통과한 지 5시간여 만이다. 전날 김 소장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오 재판관은 대통령 지명 몫이라 별도 표결 절차 없이 함께 임명됐다. 임기는 각각 6년이다.
김 소장, 오 재판관의 합류로 헌재는 지난 4월 18일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전 재판관 퇴임 후 석 달 만에 9인 체제가 됐는데, 당시의 9인 체제는 마은혁 재판관 취임(4월 9일) 직후 열흘에 불과했다. 실질적 완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10월 이종석 전 헌재소장(8대) 및 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 퇴임 후 9개월 만이다.
현 재판관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기가 끝나는 김형두 재판관의 임기가 2029년 3월까지여서 헌재는 앞으로 약 4년간 동일한 재판관 구성이 유지될 예정이다.
김 소장의 경우 이강국 전 소장(4대, 2007년 1월~2013년 1월) 후 12년 만에 6년 임기를 꽉 채우는 소장이 되면서, 당분간 헌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전 소장을 비롯해 전임인 박한철(5대)·이진성(6대)·유남석(7대) 전 소장은 재판관 역임 중 소장으로 발탁돼 임기가 9개월(이진성)~5년 1개월(유남석)로 들쭉날쭉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