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정치경제학
민주주의 자본주의 병행발전 위한 지침서
다수의 국가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자본주의를 경제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거의 30년 전 김대중정부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경제철학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 조합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선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각각의 필요에 따라 달리 해석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간 긴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본주의의 본질상 불평등을 심화시켜 다수의 권리(평등의 원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또 다른 한켠에서는 지나친 민주주의 권리의 확대가 자본주의의 고유한 본질인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로막는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어떻게 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도 민주주의와 시장중심 자본주의의 관계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한 측면이 있다.
이런 세간의 인식에 대해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책 ‘정치경제학’에서 “두 체제가 자유주의에 기반하여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사유재산, 그리고 정치참여를 강조하면서 법의 지배를 존중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의 예측가능성과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의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경제학’은 김 교수의 전작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상생의 정치경제학을 위하여’를 전반적으로 수정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치와 경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쟁점과 흐름을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재구성한다.
이 책은 저자의 바람처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긴장을 해소하고 병행발전을 추구하는 나침반이 될 듯하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정치적 진영논리와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현실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