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속도전에 초조한 국민의힘…대응은 지지부진
내부 쇄신 지연에 특검 대응 동력 떨어져
의원들마다 입장 차 … 공동 대응 ‘지연’
“다음주 중 특검 대응 TF 구성 발표할 것”
내란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채 해병 특검 등 3대 특별검사 수사가 진행될수록 국민의힘 내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무실 압수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25일에는 김선교 의원실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매주 금요일마다 특검의 압색이 들이닥치고 있다”면서 “벌써 야당 의원에 대한 5번째 압수수색이다. 야당 탄압을 위한 정치 특검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사무실 압수수색이 계속되고 소환 통보를 받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치보복’ ‘야당탄압’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검 수사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만 내부 쇄신이 지연되고 낮은 지지율로 동력을 잃은 데다가 의원들마다 특검에 대한 입장이 달라 당 차원의 공동 대응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대응 TF’ 구성을 의결했지만 인선 등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4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은 인사청문회 등에 집중하느라 TF 인선을 하지 못했다”면서 “율사 출신 원외 당협위원장 등으로 꾸린 TF 구성을 다음 주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와 수해 복구 등 현안을 챙기느라 특검 수사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속내는 조금 더 복잡해 보인다. 우선은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특검에 맞서는 모습이 민심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의 단절’은커녕 이와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24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NBS 조사 최저치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7.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반성과 쇄신이 어느 정도 선행된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현 상태에서 특검이 정치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겠느냐”면서 “특히 채해병 특검의 경우 윤석열정부에서 사건 규명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거부 명분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억울하다, 정치탄압이다’라는 주장이 국민 눈높이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방해 시도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의 경우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 차원의 공동 대응이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비치면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
특검 수사에 대해 의원들마다 입장이 엇갈려 공동 대응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의원들간에 정치적 셈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엄정한 특검 수사를 기대하며 ‘거리두기’를 원하는 의원들도 있는 만큼 한동안은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한편 25일 김건희특검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특검팀은 지난 18일에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김영선 전 의원·명태균씨간 공천개입 혐의와 관련해 오는 27일 윤상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윤한홍 의원도 명씨의 ‘공천개입 폭로 무마’ 의혹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통보를 받은 상태다.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채 해병특검팀은 임종득 의원과 이철규 의원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