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양평 특혜’ 김선교·최은순 압색
김건희 자택·코바나컨텐츠도 대상 …‘김 문고리’ 소환, 샤넬백 소재 파악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오빠 김진우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은 또 김 여사의 서울 서초구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하고 있다.
민 특검팀은 25일 오전 언론 알림을 통해 “양평공흥지구 개발사건과 관련해 김선교 의원, 최은순, 김진우 등에 대한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에는 김 의원 양평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의혹은 김 여사의 모친인 최씨가 설립하고 김씨가 실 소유한 시행사(ESI&D)가 양평군 공흥지구에 아파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혜성 인허가·부담금 면제·규제 완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양평군수 출신으로 사업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에 이첩되기 전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2021년 11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해 2023년 5월 김씨를 비롯한 ESI&D 관계자 등 5명을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양평군 공무원 3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최씨는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김 여사는 수사 개시 사유가 충분치 않다고 보고 각하 처분했다.
김 의원의 경우는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도 등장한다. 이 의혹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재임 당시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사업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돌연 김 여사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김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곳으로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한 당사자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또 김 여사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도 이날 오전부터 압수수색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가 고가 목걸이 등의 금품·향응의 수수와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을 연이어 조사한다. 이들은 김 여사를 밀착 수행한 인물들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민 특검팀은 25일 오전 유경옥 전 행정관을 특검 사무실로 부른 데 이어 오후 5시쯤에는 정지원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이들 조사를 통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의 샤넬백 청탁 의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문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명품 목걸이, 민간인 ‘비선’ 동행 의혹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특검은 또 다른 수행 비서 조연경 전 행정관을 지난 23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현재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 모씨가 통일교 현안 청탁을 위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의 부탁을 받고 샤넬백을 같은 브랜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간 인물이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총괄 팀장을 지냈다. 정 전 행정관도 코바나 직원 출신이다.
정 전 행정관은 전씨가 본인 휴대전화에 ‘건희2’라는 이름으로 저장한 전화번호의 실제 사용자로 알려졌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인 2022년 3월부터 수개월간 ‘건희2’ 연락처로 특정 인물의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부탁하고, 인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목걸이와 샤넬백을 받았지만 김 여사측에 전달하지 않았고 보관하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24일 통일교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과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KOICA)을 압수수색했다.
코이카 압수수색은 통일교측이 김 여사측에 청택했다는 의혹을 받는 캄보디아 공적개발 원조사업(ODA) 자료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코이카는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ODA 사업을 실행하는 기관이다.
민 특검팀은 또 통일교 내에서 구매 영수증을 관리하는 한국본부 실무자를 지난 23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리부장으로 알려진 그는 통일교 한국본부 내에서 전씨에게 건네진 목걸이와 백 등의 영수증을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통일교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는 입장인 반면 윤씨측은 교단 차원에서 진행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김 여사 계좌 관리인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또다시 소환한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24일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등 사건 관련해 휴대전화 포렌식을 29일 진행한 후 30일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에 대한 3차 출석 조사다.
이씨는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 중 하나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키맨’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김 여사 연관성이 의심되는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조병노 경무관 구명로비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