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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 함정과 선진국 함정

2025-07-28 13:00:02 게재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이란 개념이 있다. 개발도상국이 일정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루어 중진국 단계에 도달한 후 선진국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장기간 침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는 2006년 세계은행이 '아시아 경제발전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1960년부터 114개 중진국 중에서 고소득 국가가 된 것은 13개 국가뿐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3000만 이상인 나라 중에는 한국을 비롯해 6개 국가에 불과하다. 그만큼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중진국 함정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다. 세계은행이 강조한 중진국 함정 중에 한국에도 해당되는 항목들이 많다. 무엇보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들 수 있다. 프랑스는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153년이 걸렸다고 한다. 영국은 99년, 미국은 90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26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양극화도 확대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 세계화, 정치세력들의 잘못된 경제정책 등으로 인해 한국에서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혁신 상생과 통합의 마인드로 양극화를 줄여나가야 한다. 느린 의식변화도 문제다. 진영논리 지역갈등 이념대립의 함정에도 갇혀있다. 갈등비용이 엄청난데 갈등관리비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하위수준이다.

갈등관리비용 OECD 국가 중 하위수준

지금은 적에게도 물건을 팔아야 하는 시대다. 1991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68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이었다. 미국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켜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연구개발도 장려해야 한다. 인공지능(AI)시대, 메타버스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R&D투자를 해야 한다. 전 정부에서 R&D투자액을 줄인 것은 지속적인 한국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불안한 정세도 치명적이다.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국가지도자가 쿠데타를 시도했다. 주가하락, 투자유치 악영향, 이자율 상승, 환율상승, 신용도 하락 우려 등 한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나 컸다.

우리나라 보수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우리에게 보수의 가치도 중요하고 진보의 가치도 중요하다. 한쪽만 옳다고 억지를 부린 것은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나 부적절한 세금정책 등도 포함되어 있다

선진국이라도 경제 사회적 후진을 겪으면서 다시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 3i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투자(Investment), 기술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을 들고 있다. 이 세 가지는 선진국 함정 극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선진국 함정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은 새로운 분야의 빠른 선점이다.

일본과 유럽의 5대 강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미국에 대한 상대적 경제위축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것을 보지 못하고 디지털 전환이 늦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의 규모가 획기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들 국가는 적기에 디지털 전환에 동참하지 못했다. AI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메타버스 사회도 다가오고 있다. 2030년 AI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1조3000억달러가 된다고 예측하는 시장조사업체도 있다.

멕킨지는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030년에는 5조달러라고 예측했다. 엔비디아의 설립자 젠슨 황은 몇년 전 과거의 20년이 인터넷 확산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20년은 AI 메타버스 확산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발적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늦지 않게 동참해야 한다.

‘한류’의 한국 ‘꿈의 사회’ 선두그룹

'꿈의 사회'도 다가오고 있다. 꿈의 사회에서는 이야기 이미지 상상력이 중요한 자산이 되고 투자의 대상이 되는 사회다.

세계 미래학회 회장이었던 짐 데이토(Jim Dator)는 한국이 꿈의 사회의 선두그룹이라고 강조했다. 한류(K-컬쳐)라는 상품을 한국문화의 좋은 이미지로 승화시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큰 흐름을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전략적 협력체계를 만들고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원락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 전 코스닥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