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복귀…보수 재편에는 ‘NO’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보수 재편 가능성 거론
이 대표, 지방선거 성적 자신 … 재편론 ‘일축’
김건희 특검, 28일 이 대표 자택 압수수색
1년여 만에 당 대표로 복귀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보수 재편 논의에 불을 지필까. 이 대표는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때가 아니다”는 뜻으로 읽힌다.
개혁신당은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단독 출마한 이 의원을 대표로 선출했다. 찬성률은 무려 98.22%였다. 지난해 5월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1년 2개월 만에 복귀한 셈이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지금까지 관성처럼 해왔던 것들을 과감히 바꿔내겠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정당정치의 모든 것을 나사 한 조각부터 재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 대표가 위기를 맞은 보수정치를 재편할 의지를 갖고 있냐는 데 쏠린다. 개혁신당은 3석에 불과하지만,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원내 의석을 가진 유일한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정치적 존재감은 3석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닥쳤다는 점도 이 대표가 보수 재편을 고민하지 않겠냐는 추측을 낳는다. 지방선거는 군소정당의 ‘수렁’으로 꼽힌다. 대선은 군소정당이라도 ‘괜찮은 후보’만 있으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지방선거는 거대정당 틈바구니에서 공천부터가 쉽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가 속했던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은커녕 기초단체장조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독자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국민의힘과의 보수 재편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우리에게 또 다른 고비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인재를 모아 두려움 없이 정치에 그들이 뛰어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보수 재편 논의 가능성에 대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 논란은 단순히 이념적 성향 차이가 아니다. 누적된 모순이 다 터져 나온다. 조금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복잡해 당장 그들과 보수 재편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방식으로 보수 재편 가능성을 거듭 차단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득표율을 보면 대학가 주변에서는 즉시 당선권에 드는 후보가 나올 수 있다”며 “기본 전략으로 전국 대학가 주변 기초의원은 무조건 당선자를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28일 이 대표의 노원구 상계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은 당시 당 대표를 지낸 이 대표를 상대로 공천 관련 자료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추정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